멕시코에서 성폭행한 남성을 살해한 여성에게 징역 6년형을 선고하고, 사망자 가족에게 1만6000 달러(약 2136만 원)의 위로금을 지불하라는 판결이 나와 여성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멕시코 법원은 남자의 머리를 손으로 때리거나 몸을 발로 차는 방법으로도 성폭행을 막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이같이 판결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2021년 록사나 루이즈(23)라는 여성은 한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그는 남성의 얼굴을 때리는 등 반항했으나 여의치 않자 자신의 티셔츠를 이용해 남성의 목을 졸랐다. 결국 남성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멕시코 법원은 이 같은 행위가 과도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며 징역 6년 형을 선고한 것을 물론 사망자 가족에게 1만6000달러를 위로금을 지불하라고 명령했다.

이 같은 판결이 나오자 루이즈는 물론 멕시코 여성들이 분노하고 있다.

멕시코 국제위기그룹의 양성 평등 담당관인 안젤리카 오스피나는 “이번 판결이 성폭행범을 두둔해 향후 여성들이 젠더 기반 폭력을 신고하거나 스스로를 변호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할 우려가 있다”며 반발했다.

이번 판결은 멕시코 등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 성폭행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지를 잘 보여준다며 멕시코의 경우, 여성의 거의 절반이 일생동안 다양한 형태의 성폭행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