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사는 서북미 좋은 시-박순자] 햇살의 봄날

박순자 시인(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부회장)


햇살의 봄날


구름 삿갓 벗기고 나온

햇살이 노니는 호수엔

쉼의 철새들 무대이네


무리를 지어 가득 메운 새들

네모로 오손도손 모이더니

헤쳐 나가 일렬로 원을 그리며

매스게임의 주인공들이네


스르르 물무늬 가락에

초대된 마음의 악보

봄 햇살 박자로 작곡하네


여기 집콕의 한 약자가

자연의 행사에 매료되어

만끽한 평화의 나들이

만유의 주를 경외하네.


<해 설>

일찌기 에머슨과 랭보는 시인을 견자(見者)라 했다. 시인은 자연과 사물을 마음의 눈으로 보는 사람이라 했다. 

이 작품 속에서도 화자는 호수를 햇살과 철새들이 놀고 쉬는 무대로 본다. 특히 그는 새들이 매스게임을 하고 마음의 악보가 물무늬 가락과 봄 햇살 박자로 음악을 작곡함을 본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힘든 독자들에게 마음의 눈을 띄워 자연에서 평화와 신의 은총을 볼 수 있게 하는 종교적 차원의 시적 모티프로 축조되어 높이 평가된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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