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값이 20% 오르다니…이탈리아, 민생 긴급회의 소집

밀값도 떨어졌는데 파스타값 상승률은 물가상승률의 2배

소비자단체 "식품기업 투기"…기업들 "부대 비용 인상"


이탈리아에서는 주식인 파스타의 가격이 약 20%까지 치솟으면서 조르자 멜로니 정부가 위기 대응 회의까지 소집했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탈리아 관리를 인용, 이탈리아 기업부 장관인 아돌포 우르소가 파스타 가격 인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했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들은 지난 3월 파스타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7.5%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이 같은 가격 상승은 같은 달 이탈리의 소비자물가 상승률(8.1%)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게다가 밀값이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파스타 가격 상승은 더더욱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비자단체들은 파스타 생산 기업들을 비난하며 당국에 조사를 요청했다. 기업들은 에너지 비용 상승과 공급망의 악화, 인플레이션 등 여러 요인으로 비용이 상승해 파스타값을 더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했다.

이탈리아에서 파스타는 한 상자에 약 2달러로 다른 식품 대비 여전히 저렴한 편이다. 그러나 파스타는 이탈리아의 국가 정체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이 같은 가격 상승은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이탈리아 국민의 60%는 매일 파스타를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파스타는 듀럼 밀로 만들어진다. 이탈리아 최대 농업 단체 콜디레티에 따르면 듀럼 밀의 가격은 작년보다 30% 하락했다. 이 단체는 파스타를 만드는 데 밀에 물만 넣으면 되기 때문에 가격 상승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소비자단체 어수렌티는 지난달 지역별 파스타 가격 설문조사를 발표하며 가격 인상의 책임을 생산 기업들에게 돌렸다.

푸리오 트루치 어수렌티 회장은 "추가 수익으로 예산을 보충하려는 대형 식품 제조업체들의 순수한 투기 외에는 가격을 인상할 이유가 없다"며 "파스타는 이탈리아의 주식이다. 파스타값을 올리는 건 미국인들에게 옥수수 속대 값을 올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생산 비용이 정말로 상승했다고 반박한다. 현지 식품기업 단체인 우니오네 이탈리아나 푸드의 대변인은 에너지와 포장, 물류 비용이 크게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파스타 가격은 몇 유로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런 가격 상승이 각 가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매대에 올라 있는 파스타는 수개월 전 듀럼 밀이 한창 비쌀 때 제조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파스타용 토마토 소스 등을 판매하는 무티의 최고경영자(CEO) 프란체스코 무티는 "기업들은 결코 가볍게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다. 가격이 인상되면 시장 점유율을 잃을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데, 이건 누구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라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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