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방적 주장 생중계한 CNN에도 맹폭…"폭스뉴스도 안해"

사내·민주당·NYT 등 내부 비판 쏟아져…CNN '제 역할 했다' 반박

 

내년 미국 대선에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 CNN방송이 주최한 타운홀미팅에서 기존 '거짓' 주장을 번복했다고 질타받는 가운데 이를 1시간 생중계한 CNN에도 11일(현지시간)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CNN이 10일 오후 황금시간대 전미 최소 300만명 시청자 앞에서 평소 거짓말과 폭언을 일삼는 트럼프가 이 같은 행위를 반복하도록 '판'을 깔아줬다는 지적이다.

트럼프의 CNN방송 출연은 2016년 대선 후보 시절 이후 처음이다. 대통령 재임 시절 그는 CNN을 '가짜뉴스'라고 공격했고 진행자 케이틀린 콜린스 CNN 앵커를 포함해 당시 백악관 출입기자들을 불편한 질문을 한단 이유로 출입정지 등 보복을 가했다.

이후 7년 만에 다시 찾은 CNN방송에서 그는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하고 1·6 의회의사당 폭력 사태 옹호를 거듭했다. 전날 법원으로부터 배상 명령을 받은 성추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상대를 향해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이를 고스란히 생중계한 CNN에 대해 회사 내부뿐만 아니라 같은 진영인 민주당, 언론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올리버 다시 CNN 기자는 회사 웹사이트 블로그에 "CNN에서 수요일 저녁 방송된 거짓말의 광경으로 인해 어떻게 미국을 위해 일하는지 알기 어렵게 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상당수의 공화당원이 계속 믿기를 바라는 국가에 대한 허위 정보를 내뿜으면서 저녁 내내 진행자를 무시하는 발언을 지속했다"고 덧붙였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민주당 하원의원(뉴욕)은 "CNN은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그들은 '타운홀'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잃었고 이는 선거 허위 정보 발언, 1·6 사태 방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공개 공격으로 조작됐다"고 비판했다.

CNN 진행자 제이크 테퍼는 미팅을 마치고 "트럼프가 한 모든 거짓말을 사실 확인할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방송을 "앞으로 있을 정치 보도에 대한 대담한 미리보기"였다고 설명하며 일부 CNN 비평가들을 인용해 "황금시간대 수백만명을 대상으로 트럼프의 생방송 연설을 허용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짚었다.

NYT는 "거짓을 퍼뜨리려는 트럼프의 성향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며 "폭스뉴스조차도 몇달 동안 트럼프를 생중계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반면 CNN은 "우리의 역할과 책임은 답을 얻고 권력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반박했다.

CNN은 성명을 통해 진행자 콜린스는 "세계적인 언론인이 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보여줬다"며 "그는 거칠고 공정하며 공개적인 질문을 했다. 그리고 트럼프가 2024년 대선 공화당 선두 주자로 선거에 돌입하면서 유권자들에게 그의 입장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사실 확인했다"고 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디어 전문가들의 입장도 다소 차이가 있었다.

데이비드 그린버그 럿거스대 저널리즘 교수는 자신이 트럼프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지만 억압이 답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이 독립적인 판단을 형성하도록 허용해야 한다"며 "사람들은 트럼프가 얼마나 끔찍한지 잊어버렸을 가능성이 있으니 이번 방송이 이를 상기시켜 주는데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매트 조던 펜주립대 미디어학 부교수는 CNN이 뉴스 아닌 예능을 방송함으로써 공익에 끔찍한 해악을 끼쳤다고 일갈했다.

조던 부교수는 "책임 있는 저널리즘은 이를 방영하기 전에 사실 확인해야 한다"며 "트럼프가 거짓말을 하면 뉴스가 되기 때문에 매일 거짓말이 늘어나게 된다"고 짚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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