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지하철서 홈리스 목조른 前해병대원,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다

맨해튼 검찰 12일 기소 방침…사건 발생 11일만

수사 도중 풀려나자 공분…인종문제 비화 조짐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소란을 피우던 홈리스의 목을 조른 전직 미 해병대원이 결국 사건 발생 11일 만에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맨해튼 지방검찰은 지난 1일 뉴욕 지하철 F선 열차 안에서 흑인 홈리스에게 헤드록을 걸어 숨지게 한 백인 대니얼 페니(24)를 기소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앨빈 브래그 맨해튼지방 검사는 성명을 통해 "대니얼 페니가 2급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된다"며 "12일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그가 기소되기 전까지는 추가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피의자 페니는 객차 안에서 소리를 지르며 구걸하던 홈리스 조던 닐리(30)를 제압하던 도중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목격자들은 당시 닐리가 마이클 잭슨을 사칭하며 승객들을 향해 '배가 고프다'고 소리를 지르자 이를 지켜보던 페니가 뒤에서 헤드록을 걸어 닐리를 바닥에 눕혔다고 전했다.

다른 남성 승객 2명도 닐리의 양팔과 어깨를 붙잡으며 거들었다. 이들은 약 3분 동안 닐리를 짓눌렀고 이 과정은 주변 승객들에 의해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유포됐다.

뉴욕시 검사관실은 닐리의 사망 원인을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라고 발표했다. 뉴욕 경찰은 피의자 페니를 불러 조사를 했지만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몇시간 만에 돌려보냈다.

이에 일각에선 피의자가 백인 남성이란 이유로 수사 당국이 기소를 망설인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과잉 대응을 불렀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유족 측 변호인은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페니가 기차에서 보인 언행은 그가 감옥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페니를 즉각 기소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페니 측 변호인단은 성명을 통해 "닐리와 가까운 분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닐리를 해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닐리가 승객들을 공격적으로 위협해 그를 제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사망한 닐리는 마이클 잭슨 분장을 하며 춤을 추는 것으로 뉴욕 지하철에서 유명했다. 평소 마약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정신과 약물을 복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뉴욕 시민들 사이에선 지하철 범죄 및 노숙인 증가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를 두고 논쟁에 불이 붙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지하철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자,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경찰 순찰을 강화하고 노숙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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