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신공급 부족에 화이자, 모더나 백신 혼용?…"예외 상황서 허용"
- 21-01-25
백신혼용 입증된 방법 아냐…비상상황에서 예외적으로 허용
각국 백신 부족에 접종기간 늘리기에 여분까지 활용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예외적인 상황'에 한해서 다국적제약사 화이자와 미국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혼용을 허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부족 사태를 겪고 있어 나온 묘책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CNBC는 지난 22일(현지시간) CDC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최소 28일 간격으로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1회씩 혼용해 접종할 수 있도록 지침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CDC는 우선 두 제품은 서로 호환 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밝히며 환자가 동일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급이 제한적이거나 이전에 어떤 백신을 접종했는지 알 수 없는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최소 28일에서 최대 42일(6주) 간격으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1회와 모더나의 백신 1회를 접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새로운 권고가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이나 효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연구 결과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지침 변경은 화이자와 모더나 모두 mRNA 백신인 것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두 백신 모두 1차 접종 후 일정기간 뒤에 2차 접종을 마쳐야 제대로 된 효능이 나타난다. 화이자는 21일, 모더나는 28일 간격으로 2차 접종을 맞도록 돼있다.
◇백신혼용 입증된 방법 아냐…비상상황에서 예외적으로 허용
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두 제품을 서로 바꿔 접종할 수 없으며 이번 CDC의 권장사항이 두 백신의 안전성이나 효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아직 연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CNBC는 여러 백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해당 제품들이 매우 유사하게 설계돼 매우 드문 경우에 한해 허용된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백신 혼용이 입증된 접종법은 아니지만 비상상황에서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제이슨 맥도널드 CDC 대변인은 "이번 지침은 사람들에게 백신 혼용을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임상의들에게 예외적인 상황에 대한 유연성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CDC에 따르면 의료진은 접종자가 예방접종기록 카드와 같이 첫 번째 주사의 접종시기와 종류를 알 수 있도록 돕고 환자들의 예방접종 기록을 정부의 예방접종 시스템에 입력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라몬 로렌조 레돈도 미국 노스웨스턴 의대 교수는 "의료 제공자가 권장된 접종방식을 준수해야 하지만 CDC의 설명처럼 접종을 바꿔야 하는 긴급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데이터도 없고 확실히 최적의 방법은 아니지만 문제를 일으킨 가능성은 적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존 무어 코넬대학교 미생물학 및 면역학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CDC의 결정은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FDA와 CDC가 혼용을 허용했지만 추천한 것은 아니고 (백신 혼용이) 자주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매우 유사하며 연구된 바는 없지만 혼용으로 효능을 낮추거나 안전성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같은 비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프로토콜의 비정상적인 변경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백신을 연구 중인 무어 교수는 HIV에 대한 백신 효능 연구를 위해 순차적으로 다른 실험용 백신을 주입하는 경우는 일반적이지만 연구실 밖에서 실행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빌 샤프너 미국 밴더빌트 대학교 예방의학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CDC가 이러한 지침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주 경계를 지나 여행을 다니거나 다른 주에서 두 번째 접종을 받을 수 있어 일부 정보가 손실돼 어떤 백신을 접종했는지 알 수 없는 등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샤프너 교수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은 매우 비슷하다"며 "백신 혼용은 특별히 연구된 바 없지만 효능이 없을 것이라는 타당한 근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각국 백신 부족에 접종기간 늘리기에 여분까지 활용
이 같은 CDC의 지침은 이달 초 영국 보건당국이 코로나19 접종 지침을 변경한 후 나온 것이다. 당시 영국 보건당국은 첫 번째 주사의 제조사가 알려지지 않았거나 환자가 첫 번째 접종한 백신의 두 번째 접종분을 구할 수 없을 경우 다른 백신으로 대체할 수 있다며 권하는 방법은 아니지만 허용된다고 밝혔었다.
당시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방식에 반대했으나 미국 일부 지역에서도 백신을 확보하지 못해 백신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최근 다국적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는 유럽에 이번 1분기 코로나19 백신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인도 생산공장에서 화제가 발생해 생산량이 약 60%로 줄어든데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맞게 조정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앞서 화이자는 유럽 내 생산시설을 확충하게되면서 향후 몇 주동안 백신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각국 보건당국은 백신의 1·2차 접종 접종기간을 늘리거나 백신 1바이알(병) 당 접종 횟수를 늘리고 있다. 영국을 비롯해 덴마크와 캐나다 등에 이어 미국도 백신 접종기간을 늘려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우선 접종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미국에서는 1병당 5회 접종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백신을 6회 접종으로 늘려 접종 횟수를 늘리는 방법도 시행되고 있다. 화이자의 백신은 용량부족에 대비해 병당 6회분이 들어있는데 저용량 주사기를 사용해 이 여분의 백신까지 최대한 활용한다는 것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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