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조율 중인 日기시다, '성의 있는 사과' 할까…尹정부 최대 과제

기시다 "오는 7~8일 방한 조율 중¨…회담 주요 의제 '日총리 사과'

교도 "기시다, 자민당 보수파 동향 촉각…韓 요구 응하지 않을 것"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7~8일 한국 방문을 조율 중인 것으로 1일(현지시간) 알려지면서 기시다 총리가 방한해 한국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에 대한 '성의 있는 호응' 차원에서 일제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언급할지 주목된다.

아프리카 순방 중인 기시다 총리는 이날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취재진에게 "7~8일 양일간 한국을 방문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며 "정상 간 깊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일관계 가속화와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해 과감한 의견 교환을 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초청한 오는 19~21일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이전에 방한함으로써 "셔틀 외교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기시다 총리가 G7 정상회의가 끝나고 답방할 거라는 전망이 잇따랐으나 윤 대통령 방미 이후 조기 방한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총리 방한 관련해 아사히신문은 "윤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으로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대처를 가속할 방침을 확인한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시다 총리가 방한함으로써 정상 간 대화 촉진을 확실히 하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총리의 방한은 2018년 2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한 이후 5년 만이다. 셔틀 외교에 의한 방한은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가 마지막이었다. 두 정상은 지난 3월 도쿄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셔틀 외교 재개에 합의했다.

기시다 총리 방한으로 성사될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경제, 안보 측면에서 양국 협력 방침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G7 정상회의 마지막날에 열릴 것으로 알려진 한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두 정상은 '한미 워싱턴선언' 내용을 토대로 한일, 한미일 연계를 논의할 전망이다.

NHK방송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등에 대응하기 위해 안보 연계 강화를 확인하는 한편 반도체 분야 등에서 경제 안보 협력과 한일 양국 간 수출 관리 방식 등을 놓고 의견이 오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지난 3월 윤 대통령이 양국 최대 현안인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관련해 선제적으로 대승적 차원 해법을 제시한 데 대한 '성의 있는 호응'을 보여줄지는 최대 관심사다.

지지통신은 "윤 정부는 기시다 총리의 7~8일 방한을 통해, (자국 내) 비판이 거센 대일 외교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국민에게 각인시키겠다는 뜻"이라며 "역사 문제에 관한 기시다 총리의 깊이 있는 언급을 의미하는 일본의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지난달 하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 여세를 몰아 한일 관계 개선을 다짐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 정권 명운이 걸린 내년 4월 총선 행보가 본격화되기 때문에 윤 정부는 조기 대일 외교 불만을 잠재우려는 의도도 보인다"고 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6일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 밝혔다. 1998년 발표된 김대중-오부치 선언에는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한 일본의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과가 담겨 있다.

다만 기시다 총리가 사과나 반성 문구를 직접 언급하지 않은 데 대해 한국 내에선 '성의 부족'이란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 내 일본 측의 명확한 사과가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한국의 해법 이행 상황을 확인한 뒤 일본 대응이 의제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사히 역시 "한국 내에서는 일본 측의 명확한 사과가 없다는 비판이 있어 이번 회담에서 총리가 어떻게 말할지가 초점"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의 직접 사과가 실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 자민당 보수파를 중심으로 직접 사과에 대한 거부감 역시 상당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국의 강제징용 문제 관련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모두 해결된 사안으로 더는 사과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최근 기시다 총리는 50%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 지난달 보궐선거에서 소정의 성과를 이루면서 이 기세를 몰아 G7 정상회의를 마치고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 지지와 지지층 결집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인 만큼, 직접 사과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도는 "총리가 자민당 보수파의 동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 한국 측의 요청(성의 있는 호응)에 응할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한편 일본 정부가 올여름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 처리수의 해양 방출이 예고한 가운데 이번 방한에서 기시다 총리의 직접 사과 발언이 나오지 않는다면 한일 관계는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지는 윤 정권의 대일 정책 전문가를 인용해 "일본이 호응하지 않으면 정권에 대한 비판이 거세진다"며 "이대로라면 선거는 어렵다고 지적하고 향후 한일관계는 일본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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