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한 근육돼지? NO…똑똑한 뇌, 근육이 만든다

일리노이대학 연구진 "근육 화학 물질이 뇌 신경 성숙 촉진"

근육에서 나오는 화학물질…운동과 뇌 건강을 잇는 연결고리


'무식하게 큰 근육'이라는 말이 있다. 근돼(근육돼지)라는 말이 퍼지며 "뇌까지 근육으로 찬" 캐릭터까지 생겼지만 결론부터 얘기하면 틀렸다.

오히려 근육 강화와 이를 위한 운동이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뇌의 '해마' 건강을 돕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23일 과학계에 따르면 일리노이대학 베크만 연구소 과학자들이 근육 운동이 뇌신경 발달을 촉진 시키는 과정 연구해 국제학술지 신경과학(Neuroscience)에 발표했다.

신체 활동이 뇌 및 인지 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꾸준히 있었다.

아동의 학업성취도, 청소년의 지능에 유익한 영향을 미치고 치매 위험 감소, 노화에 따른 인지 저하 감소 등의 효과가 확인됐다.

학계에서는 운동과 뇌 건강을 잇는 연결고리로 근육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을 지목한다.

운동은 뇌의 다른 부분보다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해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운동을 할 경우 해마의 부피와 혈류가 증가한다.

근육 운동이 해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기작은 아직 연구 중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실험쥐의 근육 세포와 뇌세포(해마, 성상 세포)를 활용해 그 과정을 살펴봤다. 성상세포는 신경세포의 활동을 돕는 보조 세포다.

연구팀은 먼저 근육 세포를 배양해 수축 시 나오는 화학 물질을 수집했다. 그다음 해마 세포와 성상 세포에 근육 화학 물질을 노출시켜 배양하며 신경 세포 반응을 측정했다.

그 결과 신경 반응이 더 크고 자주 일어나는 등 해마 신경 네트워크가 더 빠르게 성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상 세포를 제거해 성상 세포의 역할을 알아보는 실험에서는 신경 반응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성상 세포는 운동 효과를 매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상 세포가 없으면 뉴런이 계속 성장해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운동이 성상 세포를 매개로 신경을 조절해 해마에 영향을 미친다는 통찰을 제공한다. 이번연구는 알츠하이머 등 인지장애에 효과적인 운동요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국립보건원과 국립과학재단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에는 일리노이대학의 이기윤 연구원, 저스트 로드스(Justin Rhodes) 교수, 타허 사이프(M. Taher Saif) 교수가 참여했다.

근섬유 분비 물질의 작용과 작용 과정을 알아내려는 연구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골격근을 '내분비 기관'이라고 빗대어 표현하기도 한다.

근섬유는 마이오카인(Myokine)을 비롯한 다양한 화학물질을 내보낸다. 근비대 즉 근육질은 근섬유 크기와 직결된다. 근육질일 수록 근섬유 크기가 커 인지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마이오카인 분비가 활발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근육을 강화할 수록 인지능력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마이오카인은 근섬유가 생산·방출하는 사이토카인과 단백질 조각(펩타이드)을 통칭한다. 마이오카인은 근육, 뇌, 지방 조직, 뼈, 간, 췌장, 피부 등 거의 전신에 영향을 미친다.

마이오카인이 인지능력뿐 아니라 지질·포도당 대사, 백색지방의 갈변, 뼈 형성, 피부 회복, 항염증 작용에 일부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발표됐다. 효과 기전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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