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의혹' 조사받던 영국 부총리 결국 사임

"외무장관·법무장관 있는 동안 직원들에게 위협적이고 공격적으로 행동"

영국 지방선거 앞두고 보수당과 수낵 총리에 큰 타격


도미닉 라브(49) 영국 부총리 겸 법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공식 사임했다. 그가 직원들을 괴롭혔다는 의혹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 보고서가 공개되면서다.

AFP통신에 따르면 라브 부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직원 괴롭힘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옴에 따라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조사를 진행한 독립 변호사가 작성한 보고서에는 라브 부총리가 법무장관 시절 공무원들에게 여러 차례 위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쓰여 있다.

외무장관으로 있는 동안에는 '위협적'이고 '지속적으로 공격적인' 방식으로 행동했으며, 법무장관 재임 기간에는 '비판적인 피드백을 전달하는 데 필요하거나 적절한 수준 그 이상으로 나아갔으며, 업무에 관해 건설적이지 않은 비판을 하는 등 모욕적인 행동을 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다만 라브 부총리는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 가운데 두 가지를 제외하고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보고서에도 쓰여 있듯 나는 누구에게도 욕설을 하거나 소리를 지른 적이 없으며, 물건을 던지거나 신체적으로 위협한 적도 없고, 의도적으로 누군가를 비하하려고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라브 부총리는 보고서가 "괴롭힘의 기준을 너무 낮게 설정해서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그는 "장관에 대한 불만을 허위로 조장하고, 정부를 대신해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법무부에서 내 의도와는 달리 공무원들이 스트레스나 불쾌감을 느꼈다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라브 부총리를 핵심 측근으로 둔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매우 슬프다"며 그의 사임을 수락했다.

수낵 총리가 내각의 고위 관리를 잃은 건 집권 이후 세 번째다. 라브 부총리의 퇴진은 지난해 10월 청렴한 정부를 약속하며 다우닝가에 입성한 수낵 총리에게 큰 타격이 될 것으로 AFP는 전망했다.

특히 영국은 2주 뒤 지방 선거를 앞두고 있어 라브 부총리의 사임은 수낵 총리에게 더 큰 좌절감을 안겨줬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라브 부총리는 지난해 11월부터 2건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받아 조사를 받았다. 한 달 후 그의 의혹과 관련해 5건의 사건이 추가됐다. 과거 외무장관 시절부터 공무원들에게 위협적인 발언을 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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