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참가 '길고양이 사냥대회'?…기획한 뉴질랜드 단체, 뭇매
- 23-04-20
여론 악화하자 결국 취소…동물보호단체 "안도감 느껴"
뉴질랜드서 길고양이 급증해 논란…"생태계 위협"
뉴질랜드 켄터베리에서 매년 개최하는 사냥 대회에 어린이들의 야생 고양이 사냥을 계획한 주최 측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이를 결국 취소했다.
20일 미국 CNN에 따르면 해당 행사는 뉴질랜드 남섬 캔터베리 지역에 위치한 로더햄 학교를 위해 '노스 캔터베리 사냥 대회'에서 주최한 모금 행사의 일부로 열릴 예정이었다.
주최측은 지난 15일 14세 미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사냥 부문을 신설했다. 계획에 따르면 야생 고양이를 사냥하여 최고 상금 250뉴질랜드 달러를 받을 수 있다.
계획이 발표되자 대중들은 분노했으며 결국 주최측은 계획을 철회했다.
주최측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14일 해당 사냥 부문을 신설했을 때 많은 우려의 목소리를 들었다"면서 "우리의 스폰서와 학교 안전이 최우선 순위이므로 현재 더 이상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올해 이 부문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사냥 부문에 대해 우리 사냥꾼들은 1983년 총기법과 1999년 동물복지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질랜드 동물학대방지협회는 어린이를 위한 고양이 죽이기 대회가 폐지된 것에 대해 "기쁘고 안도한다"며 "아이들은 야생 고양이와 길 잃은 집고양이를 구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뉴질랜드에서는 급격히 증가한 고양이 개체 수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야생 고양이가 농사에 피해를 주거나 병을 옮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아울러 길고양이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새 같은 작은 동물들에게 위협이 돼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생물 보안 분야 전문가인 헬렌 블랙키 박사는 한 인터뷰에서 "야생 고양이는 6종의 조류 멸종과 박쥐, 개구리, 도마뱀 개체수 감소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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