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보조금 현대·기아차는 모두 제외

美, 전기차 세액공제 대상 22개 차종 발표…현대·기아차는 모두 제외

테슬라·포드 등 美제조사 차량만 명단에 올라…배터리 부품요건에 제네시스 GV70 제외

닛산과 폭스바겐 등도 대상 차종서 빠져…백악관, IRA 뒷받침 위한 추가 대책 발표

 

미국 정부가 17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지침에 따라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대상 차종을 새롭게 발표한 가운데 예상대로 한국에서 대부분의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전기차는 모두 제외됐다.

미 재무부와 에너지부 등은 이날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전기차 16종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6종 등 총 22종의 대상 차종을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시행된 IRA에 따라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 등에 대해선 세액 공제 형태로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된 세부지침상 올해부터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라 하더라도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시 3750달러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광물의 40% 이상 사용시 3750달러가 각각 지급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또한 차량 분류 기준에 따른 전기차의 권장소비자가격(MSRP)도 적용받는데, 승용차는 5만5000달러 이하, SUV·밴·픽업트럭은 8만 달러 이하여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재무부가 이날 발표한 보조금 지급 대상 전기차는 2022~2023년식 테슬라 모델3와 모델Y를 비롯해 쉐보로의 볼트(2022~2023년식)·이쿼녹스(2024년식), 포드의 F-150 라이트닝(2022~2023년식) 등 대부분의 미국 제조사 차량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테슬라의 모델3 스탠다드 레인지 리어 휠 드라이브(2022~2023년식)와 포드의 E-트랜짓(2022~2023년식), 머스탱(2022~2023년식)은 3750달러만 보조금만 받을 수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중에선 크라이슬러의 퍼시피카(Pacifica)와 링컨의 에비에이터 그랜드 투어링이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포드 이스케이프, 지프의 그랜드 체로키 및 랭글러, 링컨코세어 그랜드 투어링 등은 3750달러의 보조금을 받는다.

미국 정부는 17일(현지시간)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 전기차 차종을 발표했다. 사진은 미 에너지부 홈페이지 캡처.


올해 강화된 배터리 부품 및 핵심광물 요건에 따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대상 차종이 기존 41개에서 22개로 대폭 축소됐다.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모두 받을 수 있는 차종도 34개에서 14개로 줄어들었다.

아직 북미에 생산시설을 갖추지 못한 현대 및 기아차는 물론 독일과 일본의 전기차도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BMW의 330e와 X5 xDrive45e, 제네시스 GV70 전동화모델, 닛산 리프, 리비안 R1S 및 R1T, 폭스바겐 ID4 등은 세액공제 혜택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기존엔 앨라배마 공장에서 조립되는 현대차의 제네시스 GV70의 경우엔 배터리 부품 및 핵심 광물 세부 요건 발표 이전에는 보조금 대상이었지만, 이번엔 제외됐다.

현재 GV70에 사용되는 배터리 부품 및 핵심 광물이 모두 미국이 요구하는 수준에 충족되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GV70에 사용되는 배터리 부품 및 핵심 광물 대부분이 중국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오는 2025년 미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에 완공할 예정이 전기차 및 배터리 합작 공장에 속도를 내는 한편, 앨라배마 공장에서 조립 중인 GV70의 배터리를 미국 정부가 요구하는 조건에 충족되는 사양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방안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이 해당 기준을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이 해당 기준을 맞추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대차는 리스 등 상용 차량에 대해선 배터리 부품 요건이 적용받지 않는 만큼 리스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차는 이번에 다 포함이 안 됐기 때문에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면서 "우선 리스의 경우엔 해당 요건이 적용되지 않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리스 부문을 확대해서 대응하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북미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닛산과 폭스바겐도 각당초 각각 5개와 6개 차종이 보조금 혜택 대상이었지만, 배터리 부품 및 핵심 광물 요건을 맞추지 못해 이번엔 하나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IRA 규정은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2030년까지 미국 신차 판매의 50%를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로 만들기 위한 조 바이든 행정부 노력의 일환이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는 이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제정된 IRA를 뒷받침하기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았다.

백악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2030년까지 전체 신차 판매의 5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 달성을 위해 민간 및 공공 부문 전기차 대책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는 국내 제조업 부흥에 박차를 가하고, 공급망을 강화하며,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인베스팅 인 아메리카(미국내 투자)' 어젠다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IRA에 따른 세액공제 등의 혜택과 지원이 전기차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비용을 낮추고 소비자의 수요 및 경쟁을 증가시키며, 공정성과 포용성을 촉진하며,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책에는 우버를 비롯한 차량 공유 서비스가 동참했다.

우버는 소속 운전자들의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자체 '그린 퓨처'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말까지 플랫폼을 통한 전기차 주행을 4억마일(약 6억437만km)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또 다른 차량 공유 서비스 '집카'는 소속 전기차의 25%를 취약 계층에 할당할 예정이고, 엑셀 에너지와 콜로라도 카 셰어 등 업체는 별도의 전기차 공유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충전 시설과 관련해선 월마트와 손잡고 2030년까지 전국의 월마트 및 샘스클럽에 충전 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비롯해 각 지역별 거점 기업들과 충전 시설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백악관은 지난달 말 구글과 IRA 보조금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별도의 검색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아마존, 허츠 등 민간 부문과 협업해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