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아동병원도 흑인환자 차별 심하다

환자수 비해 흑인 환자대상 ‘코드 퍼플’ 백인보다 2배

“흑인 환자에 대한 코드퍼플 발령도 월등하게 높아"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짓눌러 숨지게 한 백인 경찰관에 대해 유죄 평결이 내려지면서 흑인 차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시애틀 아동병원(SCH)이 흑인 환자에 대해 차별을 끊임없이 해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병원 다양성 평등센터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 병원 직원들은 지난 2008~2011년 흑인환자에 대한 경비원 호출이 백인환자의 2배 이상으로 집계돼 병원 당국에 즉각적인 개선조치를 권고했다. 흑인 환자에 대한 경비원 호출이 많았다는 것은 흑인 환자 문제가 많았을 수도 있지만 흑인 환자에 대한 과잉대응을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이같은 개선 권고가 내려졌는데도 2014년 이후 현재까지도 똑 같은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시애틀타임스는 보도했다. 

이 병원은 직원들이 환자를 다루는 과정에서 불안감이나 위협을 느낄 경우 ‘보라색 코드(Code Purple)’를 작동한다. 이 코드가 작동되면 경비원 1~2명과 정신질환 전문간호사, 소셜워커 등으로 구성된 대응 팀이 즉각 출동한다. 

이 같은 ‘코드 커플’발동 빈도에 있어서도 흑인 환자에 대한 차별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애틀타임스는 시애틀 아동병원이 지난 2015년 이후 ‘코드 퍼플’을 연평균 700여회 발동했고, 이 중에는 환자가 의사나 간호사를 폭행한 경우, 또는 부모가 소동을 피운 경우도 있다고 밝히고 병원 당국은 직원들에게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경우 “기다리지 말고” 코드 퍼플을 작동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SCH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 병원의 흑인 어린이 입원환자는 전체의 6%였지만 이들에게 작동된 코드 퍼플은 전체의 1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인 입원환자는 전체 환자의 절반가량인 49.3%였고 코드 퍼플 작동은 55.8%로 환자 수와 코드 퍼플 작동이 균형을 이뤘다. 아시안의 경우 환자 수(7.3%)에 비해 코드 퍼플 작동(1.8%)은 크게 적었다.

이 같은 인종 차별에 대한 문제 제기는 직원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 병원의 한 병동을 장기간 이끌어온 벤 대니엘슨 국장이 사임하면서 SCH의 고질적, 제도적 인종차별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흑인인 대니엘슨 국장은 직원들이 자기를 ‘니그로’로 불렀고 아시안 의사들을 ‘잽스’(일본인 비하 호칭)로 부르기 일쑤라고 주장했다.

전국 어린이병원 중 가장 광범위한 지역을 커버하는 SCH가 인종차별을 일삼는다는 비난이 쇄도하자 에릭 홀더 전 연방 법무부장관은 이 병원의 실태조사를 지시했다. 이 조사는 오는 6월말까지 결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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