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밀문건 첫 유포자, 보안시설 근무 20대男…닉네임은 OG"

"러·우크라, 곰·돼지라 불러…유출 목적은 美저격?"

대화방 회원 미성년자 포함 25명…절반은 외국인


"그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요원도 아니다…나 그를 절대로 내부 고발자라 부르지 않을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시간) 미 정부 기밀문서 유출이 이뤄진 복수의 소셜미디어 가운데 하나인 비디오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Discord) 대화방에 속해 있던 남성 회원 2명과 인터뷰를 했다. 이들은 모두 청소년으로 신문은 보호자 동의 하에 취재를 진행했다.

WP에 따르면 기밀문건 유포가 이뤄진 대화방은 '곰 대(對) 돼지'라고 불렸는데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를 저격하기 위한 것으로 OG가 이번 전쟁에서 누구의 편도 들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한 회원은 말했다. OG는 대화방에서 통용되는 기밀문건 유출자를 지칭한다.

OG는 20대 초중반 남성으로 군사 기밀을 다루는 보안 시설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기 애호가인 OG는 디스코드에서 총과 군사장비, 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화방을 만들었다.

그는 초청에 의해 회원가입을 받고 미성년자 포함 약 25명의 남성 회원을 확보했다. 절반은 유럽, 아시아, 남미 출신이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람도 포함됐다. 대체로 동유럽과 구(舊)소련권 국가 출신들이 기밀 자료에 가장 관심이 많았다.

OG는 일과 중 일부를 정부 컴퓨터 네트워크에 보관된 기밀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보안 시설에서 보내며 이곳은 휴대폰과 전자기기 반입이 금지된 곳이라고 했다. 초기에는 수백 개의 기밀문건 내용을 일일이 타이핑해서 복사본을 만들어 유포했으나 나중에는 사진으로 찍어 보냈다.

유포 문건에는 정치인들의 위치와 동선, 군 병력 관련 전술 정보, 지정학적 분석, 외국 정부의 미 선거 방해 공작에 대한 분석 등이 포함됐다. 또 우크라이나 전황에 대한 상세 도표, 러시아 미사일의 우크라이나 전력시설 파괴 결과를 보여주는 첩보 위성 사진, 북한 미사일의 미 본토 타격에 대한 잠재적인 궤적 도표 등도 있었다.

OG는 회원들에게 유포한 문건의 재유출을 신신당부 했다. 그러면서 회원은 "방에 있는 대부분은 다른 곳에 게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을 정도로 똑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OZ의 공유 문건은 결국 지난달 4일부터 디스코드 다른 곳에 공유되기 시작했고 이어 트위터, 텔레그램 등으로 확산했다. 지난 6일에는 뉴욕타임스(NYT)가 이와 관련해 최초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OG는 지난달 중순부터 기밀문건 개재를 중단했으며 NYT 보도 직전 "이례적으로 미친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OG는 대화방 회원들에게 존경받는 인물이었다. 회원은 "그는 똑똑한 사람이다. 이 문서들을 게시할 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며 "이는 어떤 종류의 실수로 유출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회원은 "OG는 건강하고 힘이 세며 무장을 하고 훈련받았다"며 "당신이 어떤 끝내주는 영화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했다.

다만 OG는 미 정부에 대해 어두운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종종 미국, 특히 사법 당국과 정보기관이 일반 시민들을 억압하고 이들을 어둠 속에 가두는 사악한 세력이라고 묘사했다. 또 지난해 5월 버펄로 총기 난사 사건을 들며 정부가 대중들에게 끔찍한 진실을 은폐했다고도 했다.

OG와 연락 중인 회원은 그가 체포되거나 미국에서 도망칠 수 있을 때까지 그의 신원이나 위치를 법 집행 기관에 누설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구속될지도 모른다"며 "저에게도 이 사람을 어떻게 알았는지에 대한 짧은 조사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러면서 그들은 저로부터 뭔가를 알아내려고 할 것이다. 내가 밝히지 않으면 감옥살이로 위협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디스코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수사 당국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법무부는 국방부가 지난주 유출 사건을 언급한 직후 공식 수사에 착수했다. 국방부는 이번 유출 사건을 최근 몇 년 중 미국 내 가장 피해 규모가 클 것이라 보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사법 당국은 아직 이들과 접촉하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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