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 맞다"…게이머들, 우크라戰 언쟁서 美기밀문건 유포-가디언

 

게이머들 사이에서 기밀 유출된 것 처음 아냐

 

최근 유출된 미국 기밀문건이 게이머들끼리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언쟁하는 과정에서 유포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오픈소스 정보 분석가에 따르면 미 국방부에서 유출된 문서 모음이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논쟁에서 이기기 위해 비디오 게임 채팅 플랫폼인 디스코드에서 공유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기밀문건이 트위터나 극우 성향 온라인 게시판인 '포챈'(4chan) 등에서 공개적으로 퍼져나간 건 지난주부터다.

그러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된 문건의 사진은 모두 원본이 아니었다. 영국 탐사보도매체 벨링캣은 한 달 전인 3월4일 디스코드 채팅방인 '마인크래프트 어스 맵'(Minecraft Earth Map)에서 10개의 문서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벨링캣은 올해 1월부터 비슷한 문건을 목격했다는 디스코드 이용자의 주장을 보도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디스코드 대화방에 참여한 한 회원이 지난 1월 우크라이나 전황에 대한 세부 정보 등이 담긴 파일을 게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벨링캣의 분석가 아릭 톨러는 "마인크래프트 맵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서버의 다른 사람 간 짧은 언쟁이 있었다"며 "이후 디스코드 사용자 중 한 명이 '여기 유출된 문건이 있다'며 10개의 문서를 첨부했다"고 설명했다.

문서를 올린 사용자는 필리핀 유튜버 '와우마오'의 팬이 운영하는 또 다른 디스코드 서버에서 이 문서들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인크래프트 맵 서버에서 언쟁이 벌어지기 3일 전 30개의 문서가 이미 올라왔고, 이조차 원본이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마인크래프트 맵 서버를 통해 번져나간 것은 맞지만, 문건이 최초로 등장한 곳은 아닌 셈이다.

문서가 최초로 등장한 곳은 디스코드의 '터그 셰이커 센트럴'(Thug Shaker Central)이라는 이름의 채팅서버로 추정된다. 가디언에 따르면 루카(Lucca)라는 이름을 가진 십대가 107개의 문서를 게시하기 시작했고, 2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해당 채팅서버 안에서만 기밀문서가 공유됐다.

터크 셰이커 센트럴의 설립자와 이 채팅서버에 있던 두 명은 벨링캣에 "여기에 게시된 파일은 원래 업로드된 문서의 양과 비교할 때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게이머들 간 논쟁이 민감한 사안의 유출 시발점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투 시물레이션 게임 '워 썬더'(War Thunder)는 기밀 유출로 악명이 높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전 세계적으로 70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워 썬더의 사용자들은 2020년 이후 최소 10건의 기밀문서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10월에는 포탑 회전 속도에 대한 논쟁이 오가다가 한 사용자가 프랑스 르클레르 탱크의 기밀 설계 세부 정보를 올렸고, 같은 해 7월에도 한 사용자가 영국 장갑차 구조에 대한 문서를 게시하며 논쟁에서 이겼다. 올해 1월에는 4명의 사용자가 최소 5대의 개별 전투기의 설계 문서를 올리기도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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