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밀 유출, 동맹국 어떤 내용 담겼나…각국, "가짜 정보" 부인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反정부 시위 촉발 주장에 부인

"우크라戰에 프랑스군 투입"…"출처 불명확한 문서" 반박 

 

미 국방부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밀 문서가 대거 유출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내용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과 프랑스 등 동맹국에 대한 내용도 담겼는데, 이 문건에서 거론된 국가들은 해당 내용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법부 무력화 법안에 대한 반대를 부추긴 것으로 드러났다.

'일급 기밀'이라고 표시된 유출된 문서에는 지난 2월 모사드 고위 관리들이 "모사드 관리들과 이스라엘 시민들이 이스라엘 정부를 비난하는 몇 가지 명시적인 행동 촉구를 포함해 새로운 이스라엘 정부가 제안한 사법 개혁에 항의하도록 부추겼다"고 기재됐다.

이에 이스라엘 총리실에서는 "모사드와 그 소속 간부들은 시위 문제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모사드는 창립 때부터 국가에 대한 봉사를 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유출된 문서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부인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프랑스도 우크라이나 전장에 자국 군인이 있다는 내용을 부인하고 나섰다. 유출 문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프랑스와 미국, 영국, 라트비아의 특수작전 요원들이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부 장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서 작전 중인 프랑스군은 없다"며 "해당 문서는 프랑스군에게서 나온 내용이 아니며, 출처가 불분명한 문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대응했다.

또 유출 문서는 러시아군 사망자수와 파괴된 러시아 전차와 전투기을 미국이 추정한 것보다 축소한 수치가 담겼다.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유출 문서에는 '가짜 정보'가 포함됐다며 이 내용을 반박했다.

유출 문서에는 한국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문건의 한 부분에는 "한국 관료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해 물품(무기)을 전달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을 우려했다"고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경제·인도적 지원은 했지만, 무기 제공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유지해오고 있다.

한국 대통령실은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정부의 기본 입장이 있다. 그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번에 유출된 문건은 총 100쪽에 이르며, 미 국가안보국(NSA)·중앙정보국(CIA)·미 국무부 정보조사국 등 정부 정보기관 보고서를 미 합동참모본부가 취합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건에는 러시아에 유리한 내용이 담겨 친(親)러시아 세력이 문건을 조작했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외신들은 미 행정부 내부 소행으로 보고 있다.

다만 동맹국들에 대한 도·감청을 토대로 정보를 수집한 정황도 포착돼 외교적 파장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NYT에 따르면 이 문건에서 이스라엘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할 수 있도록 미국이 압박을 가한 정황도 포착됐다. 미국의 동맹국인 이스라엘은 러시아와도 암묵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미국의 압박이 높아지거나 러시아와의 관계가 악화할 경우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문건에는 지난해 9월29일 크림반도 해안에서 러시아 전투기가 영국 정찰기를 격추할 뻔한 사건이 있었다는 내용도 담겼다.

지난해 10월 벤 월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하원에서 해당 사건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비무장한 영국 RC-135 리벳조인트 정찰기가 일상적 정찰 임무를 수행 중 무장한 Su-27(수호이-27)전투기 2대와 조우했다"라며 "두 전투기에게 추적비행을 당하던 중 Su-27 한 대가 리벳조인트의 비가시권 근거리에서 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다"라고 밝혔다.

월러스 장관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에게 우려를 표명했지만, 쇼이구 장관은 "조사 결과 러시아 전투기에서 '기술적 오작동'이 발생한 것이 밝혀졌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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