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美CIA, 한국 포함 동맹국 '우크라 무기 지원' 감청"

尹대통령 방미 앞두고 韓고위 관리 감청 논란

"한국 관리들, 바이든 전화로 지원 압박할까 우려"


윤석열 대통령의 이달 하순 방미를 앞두고, 미국 CIA(중앙정보국)이 한국을 포함해 동맹국들의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지원 관련 논의 감청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국방부의 기밀 문서가 SNS에 다량 유출된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 논의와 관련해 동맹국들을 감청한 정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해당 문건들은 최근 텔레그램, 트위터 등을 통해 사진 형태로 대량 유포됐는데 이중 한국 고위 관료들의 전화와 메시지 등도 담겨 적지 않은 파란이 예고된다. 

문건 중 적어도 2건에 살상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어기고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미군 포탄을 제공할지에 대한 내부 논의가 담겨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특히 NYT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화해 물품(무기)를 전달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을 한국 관리들이 우려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부연했다. 

미국 CIA가 작성자인 문건 내용 중에는 정보 출처를 '신호 정보 보고'(시긴트·signals intelligence report)라고 명시, CIA가 한국 정부의 내부 논의를 감청했음을 보여주는 대목도 나온다고 NYT는 보도했다.

시긴트는 전자 장비로 취득한 정보로, CIA가 도·감청한 내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과 관련해, 동맹국인 한국 정부의 동향도 자세히 살폈다는 점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NYT는 "유출 문건들은 미국이 러시아뿐 아니라 다른 동맹국에 대해서도 첩보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이미 동맹국들과의 관계가 복잡해졌고, 미국의 비밀 유지 능력에 대한 의구심마저 자아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사실이 공개되면서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을 위해 도움을 받아야 하는 한국과 같은 주요 파트너 국가와의 관계를 방해한다고 분석했다. 

한 서방 국가의 고위 관리는 이번 유출 사태에 대해  "고통스러운 유출"이라며 "여러 정보기관이 서로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비밀이 유지될 것이라는 신뢰와 확신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미국과의 정보 공유에 있어 신뢰가 보장되지 않는 한, 제한을 둘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NYT에 따르면 이번에 유출된 문건은 총 100쪽에 이르며, 미 국가안보국(NSA)·중앙정보국(CIA)·미 국무부 정보조사국 등 정부 정보기관 보고서를 미 합동참모본부가 취합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유출 문건들은 정보보고 형식으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에게 1일 보고됐다고 NYT는 보도했다. 

미국 법무부는 국방부와 공조해 유출 경위 수사에 나섰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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