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초음파 검사' 분석, 인간보다 AI가 뛰어나다

美 스미트 심장 연구소, 네이처지에 임상실험 결과 게재

AI로 검사인력 부족 해결…각국 의료법 개정 선행돼야


인간보다 인공지능(AI)이 심장 초음파 검사 결과를 더 정확하게 분석한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AI를 통해 미국 내 초음파 검사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AFP 통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미국 세다스-시나이 병원 스미트 심장 연구소 연구팀은 과학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이 같은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심장학계에서 인간과 AI가 대조군을 이루는 임상실험이 진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에서 통상 초음파 검사는 초음파 검사 전문기사인 일명 '소노그래퍼'에 의해 진행된다. 소노그래퍼가 초음파 검사를 한 뒤 검사결과를 1차적으로 분석하면 전문의는 소노그래퍼의 초기 분석과 초음파 검사결과지 등을 최종 판독하고 병명을 진단한다.

한편 심장질환 진단도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가능하다. 심장의 혈액 공급 능력을 수치화한 것을 '좌심실 박출률'이라고 부르는데 초음파 검사로 이를 측정하기 때문이다.

좌심실 박출률에 따라 환자가 심부전증을 앓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이전에 심장마비가 발생한 이력이 있는지 혹은 앞으로 심장에 제세동기를 삽입할 수 있는지 등도 알아볼 수 있다. 그만큼 심장질환 치료에서 초음파 검사와 검사결과 판독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임상실험을 통해 소노그래퍼와 AI 중 누가 더 정확하게 심장 초음파 검사결과를 분석하는지 규명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3500건의 심장 초음파 검사결과를 소노그래퍼와 AI에게 무작위로 배분한 뒤 환자의 상태를 분석하게 했다. 마지막 최종 진단은 분석자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심장 전문의가 내렸다.

그 결과 소노그래퍼의 초기 분석 중 27%는 심장 전문의로 넘어가자 다른 진단이 도출됐다. 반면 AI의 초기 분석 중 심장 전문의에 의해 진단이 바뀐 경우는 17%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수치를 근거로 심장 초음파 검사 결과 분석에서 AI가 인간을 능가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논문 주저자인 데이비드 오양 박사는 "AI는 빠르고 정확할 뿐만 아니라 심장 전문의와 구별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소노그래퍼 인력 부족 현상이 심한데 AI가 환자들의 귀중한 시간을 절약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실험에 참여하지 않은 메이요 병원 소속 패트리샤 펠리카 박사도 AI 기술을 통해 진단 효율을 높이고 진단 표준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험에 사용된 AI 모델은 '에코넷 다이내믹' (EchoNet-Dynamic)으로 14만5000개의 심장 초음파 검사를 분석하는 훈련을 받았다. 훈련에는 다량의 데이터로 학습 능력을 향상하는 '딥러닝' 방식이 사용됐다. 연구팀은 현재 에코넷 다이내믹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청을 앞두고 있으며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의 신청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초음파 검사결과를 분석하는 AI 기술이 일정 수준에 오르더라도 이를 의료 현장에서 활용하려면 관련 법률이 개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플로리안 조레스 박사는 프랑스 의료법상 초음파 검사 주체는 전문의로 한정돼 있어 관련 AI 기술이 유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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