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in포커스] 트럼프 기소 주도한 검사는? 흑인·민주당·하버드 출신
- 23-04-04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 기소 과정을 주도한 핵심 인물로 앨빈 브래그(49) 뉴욕시 맨해튼 지방검사장이 지목된다. 할렘가 출신 흑인인 그는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정치 검사'라는 논란에도 휩싸여 있다.
브래그는 뉴욕 맨해튼 대배심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형사 기소하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리도록 끈질기게 설득한 주인공이다.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을 통틀어 기소를 당한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초다.
◇'트럼프 저격수' 앨빈 브래그, 그는 누구인가
뉴욕 할렘가 출신인 브래그는 어렸을 때 총을 맞을 뻔한 사건이 여섯 번이나 있었으며, 그 중 세 번은 경찰이 자신에게 총을 겨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탈 많았던 어린시절을 딛고 학업에 정진한 브래그는 하버드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해 공직에 진출했다.
맨해튼 지방검찰청에서 연방검사로 근무하며 사기와 자금 세탁 사건을 맡았다.
그는 지난 2021년 선출직인 맨해튼 지방검사장에 출마하기 위해 민주당 내 경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후보 자격을 얻었다. 민주당 색이 강한 맨해튼에서 그는 순조롭게 승리해 검사장직에 올랐다.
2019년 브래그 검사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선 재단 '트럼프 파운데이션'에 대한 민사 소송을 지휘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공금 유용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200만 달러를 재단에 납부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지난해 말 브래그 검사장은 트럼프그룹이 세금 사기 재판에서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도록 이끌었다. 브래그가 검사장으로서 맡은 사건 가운데 가장 큰 승리였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 개인은 이 사건에서 기소 대상이 아니었다.
◇'좀비 사건'의 부활
아직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떤 혐의로 기소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성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혼외 성관계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입막음' 비용을 지불한 사건과 관련돼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자신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에게 입막음 비용을 지불하도록 했는데, 그 금액을 회사 비용으로 지급하고 '법률 자문'이라고 허위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브래그 검사장은 대니얼스에게 지급된 돈에 대한 증거를 대배심에 제출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전임자인 사이러스 밴스 주니어 검사장이 수 차례에 걸쳐서 수사를 벌였다가 중단한 이른바 '좀비 사건'을 부활시킨 것이다.
그는 입막음을 위한 돈의 목적을 허위 기재한 것은 경범죄에 해당하지만, 2016년 대선과 관련해서 이런 행위를 벌였다면 선거법에 위반하는 중범죄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격노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자신에 대한 수사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브래그의 사진 옆에 자신이 야구 방망이를 들고 위협하는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후 이 사진은 삭제됐는데, 트럼프 측 변호사는 이 사진이 브래그 검사장을 위협하려는 목적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브래그 검사장 측은 "사법 절차를 훼손하는 시도에 겁먹지 않을 것"이라며 "근거 없는 비난이 법을 공정하게 적용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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