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개발 중단' 머스크 서한 진위 논란…"서명한 적 없다" "종말론적"

피인용 논문 저자, '연구결과 왜곡' 지적

서명 명단도 '부실'… 中 시진핑 오르기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업계 전문가들이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중단하자고 제안한 공개서한이 진위 논란에 휩싸였다.

서한에 이름이 오른 일부 전문가들은 서명 참여 사실을 부인했고 인용된 논문의 원저자들도 자신들의 연구결과가 왜곡됐다고 반발했다.

1일 로이터 통신·가디언 등에 따르면 논란이 된 공개서한은 머스크 CEO가 후원하는 싱크탱크인 미래생명연구소(FLI)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거대한 AI실험 일시중지:공개서한'이다.

서한은 AI 고도화로 인해 인간이 문명의 통제권을 상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AI 활용과 관련한 안전 규약이 마련될 때까지 '챗GPT-4'보다 강력한 생성형 AI 기술 개발을 6개월간 중단할 것을 제안했다.

FLI는 서한에 머스크 CEO와 애플 공동설립자 스티브 위즈니악, 인지심리학자 게리마커스 교수, 컴퓨터공학자 러셀 버클리 교수 등 IT 전문가 및 업계 전·현직 직원 1800명이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논문 12편을 AI 기술 개발의 위험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사용했다.

그러나 서한에는 서명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의 이름도 올라간 것으로 드러났다.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의 수석 AI과학자 얀 르쿤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서명에 참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심지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름도 서명자 명단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피인용 논문의 원저자 4명도 인종·성 차별 등 현재 단계에서 발생 가능한 AI의 윤리적 위험성은 건너 뛴 채 종말론적 시나리오만 서한에 담겼다고 비판했다.

구글에서 AI 윤리 연구를 감독한 마가렛 미첼 연구원은 자신이 공저한 유명 논문인 '확률적 앵무새의 위험성에 대하여'가 서한에 언급된 데 대해 "지금 당장의 적극적 해악에 대해 눈을 감았다"고 꼬집었다.

미첼 연구원은 이어 "수상쩍은 아이디어를 당연한 사실로 취급함으로써 서한은 FLI 후원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AI 관련 논의를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무엇이 챗GPT-4보다 더 강력한 기술인지조차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논문의 또 다른 공동 저자인 팀니트 게브루와 에밀리 벤더 연구원도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서한이 "공포를 조장하고 AI 과대광고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유토피아 혹은 종말론으로 우리들을 산만하게 하는 건 위험하다"고 적었다.

코네티컷 대학의 쉬리 도리-하코헨 조교수는 서한의 내용에 일부 동의하지만 자신의 연구결과가 서한에 인용된 방식을 문제 삼았다. 그는 AI가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하지 않고도 기후변화, 핵전쟁 등 각종 위험을 충분히 악화할 수 있다며 서한이 제기한 문제는 실존하는 위험을 넘어서는 '할리우드 영화'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FLI의 공동설립자인 막스 테그마크는 "우리가 누군가를 인용한다고 해서 그들이 서한을 지지한다거나 우리가 그들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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