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 살인 물가 아르헨서 고령층 생활고…"주7일 일해도 겨우 버텨"
- 23-03-31
1990년대 이후 인플레 최고…국민 36.5%가 빈곤층
기준금리 78%…외환보유고도 바닥나 디폴트 우려
아르헨티나에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고령층마저 2개 이상의 일을 하는 'N잡'에 뛰어들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식품과 가스 등 각종 필수재의 비용이 월급에 비해 지나치게 올라 생활이 위협받는 것이다.
이날 아르헨티나의 연간 물가 상승률은 102.5%에 달했으며 앞으로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엄격한 자본 통제로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가 왜곡되고 외환보유액 마저 바닥나 국가부도에 대한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
공식 수치에 따르면 2022년 중반 아르헨티나의 4700만 인구 중 약 36.5%가 빈곤 속에 살고 있다. 이 가운데 260만명은 극빈층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외곽에 사는 호르헤 아르모아(67)는 의료 크림 등을 판매하는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면서 축구 코치와 공장일을 병행하며 주 7일 근무하며 버틴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아르모아는 "상황이 복잡하다. 급여도 매우 낮고, 물가도 매우 비싸서 그래서 (이렇게 일해도) 때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푸념했다.
그는 '쓰리잡'을 뛴 자신과 조교로 일하는 배우자 수입을 다 합쳐도 생활이 어렵다고 전했다. 아르모아는 "식품 가격 문제로 살아가기가 매우 어렵다"며 "때때로 겨우 먹고 살 만큼 벌어서 간신히 위기를 넘길 때도 있다"고 애써 웃음을 지었다.
로이터는 많은 이들이 월평균 최소 생활비인 17만7000페소(약 109만9721원) 조차도 벌지 못한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디텔라대학교 마틴 로자다 계량경제학과 교수는 "문제는 노동자들의 소득보다 물가가 더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는 점"이라며 "실제 빈곤율은 올해 40%를 넘고 전체 아동 중 절반이 빈곤 가정에 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각종 보조금으로 빈곤 수준을 잡으려고 노력 중이지만 향후 정부가 긴축 압박과 주요 농업 부문을 강타한 극심한 가뭄으로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아르헨티나는 지난 12년간 매년 두 자릿수의 인플레이션을 기록하면서 내내 경제 위기와 씨름해 왔다. 이에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78%까지 인상한다고 발표하며 초고강도 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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