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대배심, 트럼프 기소 결정…美 전·현직 대통령 중 처음
- 23-03-31
혐의 알려지지 않아…檢 대배심 의견 받아들일지 주목
뉴욕대배심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결정했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4명을 인용해 뉴욕대배심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하기로 의결했으며, 맨해튼 지방검사실도 수일 내로 기소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혐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대배심은 영미법 국가에서 검찰의 기소재량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형사사건에서 피의자를 기소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다.
검찰이 대배심의 의견을 받아들여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문 채취 및 기타 일 처리를 위해 맨해튼으로 이동해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사인 아리나 합바는 "트럼프는 부패하고 왜곡된 미국 사법 제도와 역사의 피해자"라며 "이는 증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입막음용으로 13만 달러(약 1억7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입막음용으로 돈을 건넨 것 자체는 미국 형법에 위배되지 않는다. 미 법조계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업무상 문서 위조 혐의 등에 방점을 두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헨에게 돈을 전달했고, 이 돈이 대니얼스에게 넘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해당 금액이 '법률 비용'으로 기재됐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문서 위조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뉴욕에서 업무상 위조 혐의는 경범죄에 해당한다.
단순히 벌금형에서 끝나는 경범죄가 아닌 최대 4년의 징역을 선고할 수 있는 중범죄로 사건을 키우기 위해서는 추가 혐의가 필요하다. 검찰 측에서는 이를 선거법 위반 혐의와 연결지을 수도 있다. 대니얼스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유권자들에게 숨기기 위했다는 취지다.
대배심의 기소 의결이 알려지자, 코헨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전·현직 미국 대통령이 기소됐다. 저는 모든 사람에게 무죄 추정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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