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빙하 빠르게 녹아내려 '바다의 폐' 심층수 순환 둔화…여파는?

영국 네이처지, 호주 뉴사유스웨일스대 연구진 논문 개재

느려진 심층수 흐름, 기후·해수면·해양 생태계 영향 줄 것


남극의 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리면서 전 세계 깊은 바다의 유속이 극적으로 느려질 것이라는 연구 논문이 나왔다.

AFP통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세계 3대 과학 학술지 중 하나인 영국 네이처에 실린 이 연구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이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경우 남극 빙하의 해빙 속도가 빨라져 심층수(해저 1000~4000m 부근 수괴) 순환을 실질적으로 둔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 결과 심층수 유속은 오는 2050년까지 약 40%가량 느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심층수 유동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많지 않지만 수 세기 동안 담수, 산소 그리고 생명체 영양소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극 주변에서 매년 수조 톤(t)의 염분과 산소가 풍부한 저온수가 침수되면서 형성되는 이 같은 심층수는 인도양, 태평양, 대서양으로 북상한다. 탄소 배출에 따른 지구 온난화로 해빙량이 많아지면, 염분과 밀도가 낮아지게 되는데 이는 심층수 순환의 둔화를 일으켜 기후, 해수면,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거라는 설명이다.

이 연구를 주도한 매튜 잉글랜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UNSW) 기후학 교수는 만약 이 연구 모델이 사실이라면 심층수 흐름은 "(해양 생태계) 붕괴로 향하는 것처럼 보이는 궤도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바다에 폐가 있다면 이는 폐 중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만약 심층수가 4000m 아래로 정체된다면 "이는 깊은 바다에 영양분을 잠식시켜 해수 표면 근처의 해양 생물에게 공급되는 이용 가능한 영양분을 감소시킨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존 처치 UNSW 명예교수는 심층수 순환 둔화 여파는 아직까지 불확실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높은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해서 유지된다면 바다와 기후 시스템에 훨씬 더 깊은 영향을 줄 것은 확실해 보인다"며 "세계는 우리가 현재 따르고 있는 많은 양의 탄소 배출 궤도를 벗어나기 위해 배출량을 시급히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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