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새 급변한 미국인 가치관…'애국심 중요' 70% → 38%

월스트리트저널·시카고대 여론조사서 '종교·출산' 중요성 하락

유일하게 오른 가치는 '돈'…"정치적 양극화로 개인주의 심화"


애국심을 중시하는 미국인이 70%에서 38%로 급감하는 등 미국 사회에서 중시해온 전통적 가치관이 급격히 변화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미국 경제가 쇠퇴하고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함에 따라 종교·출산·관용 등 미국 사회를 지탱해 온 전통적 가치관은 쇠퇴하고 개인주의가 득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WSJ과 시카고대 여론조사센터(NORSC)가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온라인에서 1019명을 상대로 가치관을 조사한 결과를 심층 보도했다.

조사 결과 '애국심이 매우 중요하다'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의 38%에 불과했다. WSJ이 1998년 처음으로 실시한 여론조사(70%)보다 무려 32%p 감소한 것이다. '종교가 매우 중요하다'는 응답 역시 25년전 62%에서 39%로 하락했다.

'아이를 낳는 게 중요하다'는 응답도 같은 기간 59%에서 30%로 동반 하락했다. 4년 전 조사에서 응답자의 80%가 중요하다고 여긴 '타인에 대한 관용'은 58%로 급감했다.

그사이 미국인들 사이에서 중요성이 높아진 유일한 가치관은 재력인 것으로 조사됐다. '돈이 매우 중요하다'는 응답은 1998년 31%에 불과했지만 이번에는 43%를 기록했다.

그간 여론조사에 참여했던 여론조사원 빌 맥인터프는 "매우 극적인 변화"라며 "아마도 정치적 분열과 코로나19, 수십년 만에 가장 낮은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미국인의 핵심 가치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개인주의가 심화하는 경향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65세 이상 응답자의 59%는 애국심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반면 18~29세 응답자 중 31%만 이에 동의했다. 출산이 중요하다고 여긴 18~29세 응답자도 23%에 그쳐 평균을 7%p 밑돌았다.

한편 최근 미국 사회에서 쟁점으로 떠오른 정치적 올바름(PC)과 관련된 이슈는 지지정당에 따라 상이한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내 인종·민족적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보정하는 조치에 대해 공화당 지지층의 절반 이상이 '미국 사회가 너무 지나쳤다'고 답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층에서 같은 응답은 7%에 그쳤다. 성전환자에 대해서도 공화당 지지층 4분의 3은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민주당 지지층의 56%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조사 대상자의 절반가량은 다른 사람에게 '그'(he) '그녀'(she) 대신 성중립 대명사인 '그들'(they)을 사용하는 관행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서 공화당 지지자인 케빈 윌리엄스(33)는 WSJ에 미국 국민의 공통점보다는 자신의 인종이나 문화적 배경에만 초점을 맞춘 사람들 때문에 공동체 의식이 점점 결여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자인 재닛 보이어(52·여)는 "어느 순간부터 애국심은 우파 민족주의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민주당 지지자들과 공화당 지지자들은 서로를 존중했다"면서 "복수심에 불타 반응을 떠보려고 학교 운동장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분열된 미국을 통합하는 가치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엘라나 라이저(43·여)는 경제적 기회의 균등을 꼽았다. 그는 "출발점이 무엇이든 간에 성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