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일론 머스크’서 범죄자 전락한 권도형, 검경 끈질긴 1년의 추적
- 23-03-25
싱가포르→UAE→세르비아→몬테네그로 1년간 도피생활
'한 고비' 넘긴 검찰, 권도형 송환 시 루나·테라 수사 속도낼 듯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되면서 '테라(UST)·루나' 폭락 사태의 진실이 밝혀질 지 주목된다.
특히 그가 국내로 송환된다면 답보 상태였던 검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권 대표가 미국에서도 8가지 혐의로 기소돼 한국이 아닌 미국으로 인도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한때 '한국의 일론 머스크' '천재 개발자'로 불렸던 권 대표가 국내는 물론 해외 법망에도 걸린 '국제 사기범'으로 전락한 셈이다.
◇ 포브스 '아시아 리더'까지 선정됐던 권도형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권 대표는 2018년 테라폼랩스를 설립해 테라를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 8위까지 올렸다. 당시 그는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필적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찬사는 오래 가지 못했다. 지난해 5월 가상화폐 시장이 휘청거리며 1달러 페깅(고정)이 무너지자 시가총액 51조원에 달했던 루나·테라의 가격이 99% 폭락하며 단 72시간 만에 증발했다. 연동된 루나 가치도 0원에 수렴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전 세계적으로 28만명의 피해자를 양산했다. 추정 피해액은 5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투자자들이 사기와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권 대표를 고소했다. 검찰은 때마침 부활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에 1호 사건으로 '테라·루나 사건'을 배정하며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권 대표가 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 직전인 지난해 4월 말 해외로 도피하자 검찰은 인터폴과 공조해 권 대표의 소재 확인, 신병 확보를 위한 절차를 진행했다.
검찰은 가상자산인 테라·루나가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고 보고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창립 멤버인 니콜라스 플라티아스, 직원 한모씨 등 관계자 6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지난달에는 단성한 합수단장이 세르비아로 출국해 현지 검경과 법무부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은닉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950억원을 동결한 뒤 지난해 10월에는 여권 무효화 조치도 완료했다.
검찰은 권 대표가 직원에게 테라의 시세를 의도적으로 조종하라는 취지로 지시한 메신저 대화도 확보해 투자자를 속인 혐의도 적용했다. 가상화폐는 시세가 급등락하는 특징을 보이지만 권 대표는 그동안 테라와 루나가 이같은 불안정성을 극복했다고 홍보해 왔다. 검찰은 이런 홍보가 허구라고 보고 있다.
권 대표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인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 등 관계자 수사에도 집중했다.
검찰은 루나와 테라의 거래량을 높여 1400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는 신 전 대표의 영장을 청구하고 지난 24일 차이코퍼레이션을 압수수색했다.
신 전 대표는 루나와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 테라를 홍보하며 차이코퍼레이션이 보유한 고객정보와 자금을 이용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배임 혐의도 받는다.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신현성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 檢 '국내 송환·신 대표 구속·증권성 성립' 집중
검찰 수사는 검거에 성공하면서 일단 한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송환부터 혐의 입증까지는 험난한 경로가 예상된다.
검찰은 블록체인에 기록된 전자지갑의 암호화폐 거래내역을 분석하고 테라폼랩스 관계자의 사무실과 거주지, 암호화폐 거래소, 차이코퍼레이션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하지만 신 전 대표를 비롯한 주요 관계자들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계속 기각되며 수사는 답보 상태였다.
검찰은 법무부를 통해 몬테네그로 측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는 등 권 대표의 국내 송환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4일 차이코퍼레이션을 재차 압수수색한 검찰은 신 전 대표에 구속영장을 재청구해 수사를 이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권 대표가 국내로 송환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달 권 대표가 비트코인 1만개 이상을 빼돌려 현금화한 뒤 스위스 소재 은행에 현금으로 예치 중이라며 그를 사기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미국 검찰도 권 대표가 체포됐다고 알려진 지 몇 시간 후 증권 사기, 상품 사기, 전신 사기 등 모두 8가지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권 대표를 미국으로 보낼 것인지, 한국으로 보낼 것인지는 몬테네그로 정부가 결정하게 된다.
국내로 송환되더라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입증 여부도 넘어야 할 산이다. 가상화폐의 '증권성'이 성립돼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승재현 한국형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본시장법이 루나·테라와 같은 알트코인을 전제로 만들어진 법이 아니기 때문에 처벌에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승 연구위원은 권 대표의 국내 송환에 대해 "권 대표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점과 루나·테라가 인터넷에서 거래되고 전 세계에 피해자가 존재하는 만큼 배타적 관할권을 주장할 수 없는 범죄인 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몬테네그로가 아닌 미국을 잘 설득해야 한다"며 "범죄인 인도의 상호호혜 원칙을 생각할 때 미국을 잘 설득해서 형사사법주권을 지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9일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위치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의 모습. 2022.5.1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한인여러분, 부동산 매매 및 투자 정보를 알려드립니다”
- 한인 비즈니스를 위한 안전세미나 성황리에 열려
- 시애틀영사관 전문직 행정직원 채용한다
- 구순 앞둔 성옥순시인 두번째 시집냈다
- 워싱턴주 음악협회 정기연주회 매진임박 “20% 할인 혜택도”
- 시애틀오페라 '한국인의 날'행사 성황리에 열려(+영상,화보)
- 귀여운 시애틀통합 한국학교 유치부 졸업식 개최(+영상,화보)
- 벨뷰통합 한국학교 신나는 장날행사 성황리에 열려(+화보)
- 박용국ㆍ케이 전ㆍ리디아 리 “상공회의소 징계는 원천무효”
- ‘모두의 오월, 하나되는 오월’된 시애틀 5ㆍ18기념식(+영상,화보)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김철훈목사 소고(小考-3)
- 경찰 총에 사망한 LA한인 사건 바디캠 공개돼...문열리고 8초만에 탕탕탕
- ‘민중미술 거목’ 김봉준 화백 "‘다문화 공생’출발을 시애틀서…"(영상)
- 서은지 시애틀총영사, 오레곤 한인단체장들과 간담회 개최
- "서울대 워싱턴주 동창회 장학금 신청하세요"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 18일 3개 코스로 토요정기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18일 토요산행
- ‘불타는 트롯맨’탑7 “한인 여러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 킹카운티 법원 정상기 판사 사실상 당선 확정
- 벨뷰통합한국학교 신나는 운동회 개최
- 한국 ‘민중미술 거목’ 김봉준 화백 시애틀온다
시애틀 뉴스
- 시애틀지역 등산로 직행 셔틀버스 운행 재개한다
- "아마존, 알렉사 음성비서에 생성형AI 탑재…구독료 받는다"
- MS '애저 코발트100 기반 VM(가상머신)' 출시…"성능 40% 향상"
- 타겟도, 맥도날도 가격 내리겠다
- “올해 워싱턴주지사선거 박빙의 승부 될 것 같다”
- 30년간 시애틀지역 전염병과 싸워왔던 제프 두친 국장 은퇴
- UW내 친팔레스타인 점거시위 오늘 해체된다
- 중국, 라이칭더 취임날 미국 보잉 등 제재 …"대만 무기 판매 관여"
- 시애틀타임스 40년 발행인 물러난다
- 킹 카운티 기록실, 엉뚱한 사람에게 700만달러 잘못 징수
- 50대 타코마 시의원,자궁경부암으로 별세
- 90세 흑인 전직파일럿 태운 블루오리진 우주선 발사(영상)
- 자폐 앓은 벨뷰 10대 밤새 탈출 대소동
뉴스포커스
- 반려동물행동지도사 첫 필기 8월 시행…자격시험 누리집은 오늘 공개 예정
- 법무부, '김건희 명품백' 최재영 출국 정지…31일 검찰 재소환
- 한국 이혼했어도 '혼인무효' 가능…대법, 40년 만에 판례 변경
- '외국인 가사 도우미' 저출생 효과 있겠지만…'월 200만원'은 장벽
- 尹, '26조' 특단 지원으로 '칩워' 승부수…반도체 경쟁 고삐
- '기준금리 3.5%' 11연속 동결…한은 "긴축 충분히 유지할 것"
- "전공의들 일용직 전전"…1646명이 생계 지원금 신청
- '추미애 법사위원장' 카드에 與 '황당'…민주, 당원 달래기 '구상'
- 이재명 "2만명 넘게 탈당했다" 고백…"당원 중심 정당으로 가야"
- 민주, 생존해병 어머니 편지 배달…'표단속' 국힘, 심기 불편
- 카카오 "개인정보 유출 아니다…과징금 조치에 '행정소송' 예고
- 민주, 15주기 노무현 추도식 총집결…친문계 결집 구심력 주목
- 尹 "총선 결과 안타깝지만 다 내 탓…국민께 다가가겠다"
- 연기금 이달 '팔자' 나섰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집중 매도
- 뉴진스님 윤성호, 말레이 이어 싱가포르서에서도 공연 못 한다
- '한국 문단 거목' 신경림 타계, 향년 88세…노태우 정권선 사찰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