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위조여권으로 두바이 가려다 체포…국내 송환 노력

코스타리카 위조여권으로 두바이 출국시도…공항서 붙잡혀
美서도 기소 및 송환 요청…"국내 우선 송환 위해 노력"

 

 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의 주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위조여권을 이용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출국하려다가 몬테네그로의 수도 포드고리차에서 체포됐다. 검찰과 경찰은 미국에서도 기소된 상태인 권씨가 국내로 우선 송환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24일 법무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권 대표와 그 공범 한모씨는 23일(현지시각) 오전 9시 몬테네그로의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몬테네그로 인터폴에 의해 체포됐다.

세르비아에 머물던 권 대표와 한씨는 세르비아와 국경을 접한 몬테네그로로 이동해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여권을 이용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출국하려다가 붙잡혔다.

경찰청은 몬테네그로 인터폴로부터 전달받은 지문자료 정보를 경찰청이 보유한 자료와 대조해 현지에서 검거된 2명이 권 대표와 한씨임을 확인했다. 이후 서울남부지검과 몬테테그로 인터폴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검거는 경찰과 검찰의 적극적인 협력과 인터폴 국제공조 채널을 십분 활용한 성과"라며 "이후 송환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몬테네그로와 대한민국은 모두 '범죄인인도에 관한 유럽협약' 가입국으로, 법률과 국제협약에 따라 송환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법무부는 그간 테라‧루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의 인터폴 적색수배와 검거 요청에 따라 권 대표와 그 공범들을 추적해왔다. 권 대표와 한씨가 세르비아에 체류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세르비아에 신속하게 긴급인도구속을 청구했다.

지난달 초순에는 단성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장과 이지형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을 세르비아 현지로 파견해 국제공조상 최초로 세르비아 법무부‧대검‧경찰과 협의해 신병 확보를 요청했다.

몬테네그로 측에서 권씨를 미국에 먼저 송환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달 권 대표가 비트코인 1만개 이상을 빼돌려 현금화한 뒤 스위스 소재 은행에 현금으로 예치 중이라며 그를 사기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미국 검찰도 권 대표의 체포사실이 알려진 뒤 증권 사기, 상품 사기, 전신 사기 등 모두 8가지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미국과 한국 중 어느 나라에 먼저 송환될지 정해진 건 없다"며 "다만 미국에 먼저 송환되면 재판받아 형기를 채우고 우리나라에 와서 재판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관계자도 "권 대표의 송환 의사를 (몬테네그로 측에)명확히 밝혀놨고 범죄인 인도 절차에 대한 사전 협의를 요청했다"며 "남부지검과 공유해 범죄인 인도 절차 진행에 문제가 없도록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단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권 대표를 수사해 왔다. 검찰은 권씨의 가상자산 950억원을 동결했으며 지난해 9월 인터폴에 권씨의 적색 수배를 요청했다. 11월부터는 권씨 여권을 무효화 조치했다.  

'테라·루나 사태'는 지난해 5월 테라폼랩스의 가상화폐 테라·루나 가치가 최고점보다 99% 이상 폭락하며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손실을 입힌 사건이다. 권 대표는 폭락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은 채 테라와 루나를 계속 발행한 혐의를 받는다.

권 대표는 테라·루나 코인 폭락 사태 직전인 지난해 4월 말 출국해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 머물다 같은해 9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공항을 거쳐 세르비아로 도주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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