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법원 "시애틀시 입주신청자 전과기록 물을 수 있다"

전과유무 확인금지한 시애틀시 조례 위헌으로 판결

법원“그래도 입주거부는 여전히 불법이다”고 판결해


연방법원이 아파트 입주신청자에게 전과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아파트 임대업주들이 입주 신청자에게 전과기록 유무를 물을 수 없도록 규정한 시애틀시 조례가 위헌적이라고 연방 순회항소법원이 21일 판결한 것이다. 

하지만 임대업주들이 입주신청자로부터 전과사실이 있다는 말을 들어도 그를 근거로 입주를 거부하는 것은 여전히 불법이라고 항소법원은 덧붙였다.

문제의 ‘공정기회 주거 조례’는 임대업주들이 전과기록을 빌미로 소외계층, 특히 유색인종의 입주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시의회가 2017년 제정했다. 이 조례에 따라 임대업주들은 입주신청자에게 체포나 유죄판결 등 범죄기록의 유무를 물어볼 수 없고 이를 근거로 입주를 거부할 수도 없다.

임대업주들은 이 조례가 자신들로 하여금 사실정보에 접근하고 공유할 수 없도록 언론자유를 침해할뿐더러 사유재산에서 입주자를 배제시킬 수 있는 자신들의 정당한 절차상 권리도 침해하고 있다며 2021년 시애틀 연방지법에 제소했었다. 당시 판사는 시정부의 공공주택 정책을 감안할 때 이 조례가 필요 이상으로 임대업주들의 언론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며 시정부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순회법원의 킴 매클레인 판사는 “시정부의 조례제정 의도는 충분히 납득하지만 임대업주와 입주신청자 간의 범죄경력에 관한 대화를 완전히 봉쇄하는 것은 소외계층의 아파트 입주 장벽을 낮추겠다는 시정부의 의도에 비해 지나치게 무겁다”고 판시하고 소송을 원심법원으로 환송했다.

임대업주 측은 이 판결이 자신들의 승리라며 반겼다. 업주 측의 이산 블레빈스 변호사는 대화를 통해 입주신청자의 신원을 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황판단에 크게 도움이 된다며, 예를 들어 입주자가 중범죄 전과자임을 알게 되면 업주나 관리인이 혼자 그의 아파트에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시 조례를 옹호하는 인권단체들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시당국이 문제가 된 조례의 내용을 개선하고 보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앞으로도 전과기록 보유자들을 계속 보호하기 위해 시당국과 적극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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