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노트]주사 한방에 알콜중독 상태 벗어나…동물실험서 효과

FGF21 치료법 뇌 각성 제어…급성 알코올중독 치료 적용 기대

미 택사스대학교 연구팀, 연구 결과 논문에 게재


한 차례 주사만으로 만취나 알코올 중독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직 동물실험 단계이지만 연구팀은 향후 급성 알코올중독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0일 미국 택사스대학교 사우스웨스턴병원 연구팀은 술에 취한 생쥐에게 간에서 분비되는 섬유아세포성장인자21(FGF21) 호르몬을 투여한 결과, 더 빨리 회복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8일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게재됐다.

FGF21 호르몬은 간에서 분비되는 내분비호르몬의 일종이다. 원래 비만이나 당뇨 등에 관련된 체내 대사 활성을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FGF21이 신체에서 알코올이 분해되는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서도 졸음이나 조정장애 같은 특정 중독증상과 싸우면서 뇌의 각성도를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이전에 보고된 여러 FGF21 호르몬에 관한 연구 결과를 조사한 결과, 음주 후 취하게 만드는 알코올 성분인 에탄올 소비가 FGF21 호르몬 생성을 자극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이 호르몬이 물을 더 마시도록 자극하고 에탄올 소비 욕구를 억제하는 등 음주에 대한 방어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FGF21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도록 조작한 생쥐는 정상적인 생쥐보다 에탄올을 투여한 뒤 균형감을 회복하고 정상적인 신체 방향을 잡는데 거의 두 배나 오래 걸렸다. 이후 일반 생쥐에 에탄올을 투여한 뒤 FGF21을 추가로 투여했다. 실험 결과, FGF21를 투여한 쥐는 일반 쥐보다 의식을 찾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다.

추가 분석에서 연구팀은 FGF21이 청반(locus coeruleus)이라는 특정 뇌 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했다. 청반은 의식을 유지하거나 수면상태에서 깨는 과정을 돕는 역할을 하는 부위로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아드레날린을 분비한다.

연구팀은 FGF21 농도를 높여 생쥐에 주사한 결과, 중독으로부터 회복하는 속도를 극적으로 가속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FGF21 호르몬이 각성 상태를 제어하는 뇌의 특정 부분을 활성화 한 것이다.

에탄올 대신 마취제인 '케타민', 불안장애 치료제 '디아제팜', 진정제인 '펜토바르비탈'를 투여한 뒤 FGF21을 투여했을 때는 이전 같은 회복 효과를 보이지는 않았다. FGF21이 에탄올에만 작용한다는 의미이다.

연구팀은 "FGF21이 한 번에 너무 많은 에탈올(술)을 소비하려는 욕구를 줄이고 알코올로 인한 간 손상으로부터 보호한다"고 말했다.

이어 "간이 알코올 대사뿐 아니라 뇌에 호르몬 신호를 보내 의식이나 조정능력 상실 등 중독의 해로 영향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간은 생쥐와 인간 모두에서 호르몬을 생성하므로 이 연구 결과는 사람에도 적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궁극적으로 알코올 중독이나 극심한 음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깨우고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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