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섬' 발리, 러·우크라 피란민 급증에 골머리
- 23-03-20
도착비자 기한 어기고 불법 취업…범죄 저지르기도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들이 전쟁을 피해 인도네시아 휴양지 발리로 모여 들어 범죄를 저지르거나 공공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고 미국 CNN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인 약 5만8000명, 지난 1월에만 2만2500명이 추가로 발리를 방문했다. 이들 외에도 2022년 우크라이나인 약 7000명, 1월에는 2500명이 입국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18~60세 사이 모든 남성은 출국 금지에도 전쟁을 피해 발리로 몰려들고 있다. 러시아는 출국 금지령이 내려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예비군 30만명을 소집할 수 있는 부분 동원령으로 인해 러시아인들도 조국을 떠나 발리로 모여 들었다.
그러나 발리 당국은 지난 12일 비자 정책 위반을 근거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적자에 한해 도착비자 발급을 중단할 것을 법무부에 요청했다.
위반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비교적 발급이 쉬운 도착비자를 받은 뒤 장기 체류를 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도착비자란 여행자가 공항·항만 등에 도착한 후 입국심사 직전에 발급받는 비자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86개국 외국인을 대상으로 이런 식으로 비자 발급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도착비자 발급이 중단되면 여행객은 출국 전 각국 대사관에 방문해 비자를 직접 신청해야 한다. 도착비자의 기간은 최대 60일까지다. 이외에도 공공질서를 어지럽히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인과 같은 조치를 적용받는다는 사실에 부당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쿠타 마을의 익명의 현지 경찰관은 "외국인이 불량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을 때마다 거의 항상 러시아인이었다"며 "외국인들은 발리에 오면서 법 위에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고 지적했다.
와얀 코스터 발리 주지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인을 겨냥해 도착비자 발급을 중단한 이유에 대해 "그들은 전쟁 중이기 때문에 이곳에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발리 당국의 도착비자 발급 중단 소식으로 우크라이나인들은 불안에 휩싸였다. 이들 중 다수는 전쟁이 발발했을 때 고국을 떠났고, 그 이후로 60일마다 발리를 떠나 재입국하는 방식으로 생활하고 있다.
자신을 드미트로라고 밝힌 한 우크라이나인은 "우크라이나인들은 발리의 법과 문화를 존중한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인과 똑같이 분류된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리에서 문제를 일으킨 것은 우크라이나인이 아닌데 왜 우리가 고통을 받아야 하냐"며 러시아인들을 겨냥해 비판했다.
발리 주재 우크라이나 명예영사관은 2월 기준 약 8500명의 우크라이나인이 발리에 있다며 "우리는 발리를 찾은 우크라이나인들이 규칙과 규정을 위반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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