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나 경전철 무임승차단속 법원 판단을 보니

워싱턴주 대법원, 셰리프대원 체포 등 행동에 문제점

무임승차단속 자체는 정당하다고면서 체포방식은 이견

 

워싱턴주 대법원이 버스와 경전철 등 대중교통수단의 무임승차 단속은 필요하지만 지난 2018년 한 무임승차 승객을 하차시키고 끝내 체포한 셰리프대원들의 행위는 잘못이라는 애매한 판결을 내렸다.

지난 16일 재판에서 대법관 3명은 당시 제복차림에 무장한 셰리프 대원들이 버스에 올라 승객 재커리 메레디스 등 몇 명에게만 승차권 제시를 요구한 것은 위압적이며 차별적 단속이었다고 지적했다. 다른 두 대법관은 어느 관련법에도 셰리프대원들에게 무임승차 단속권한을 부여한 조항은 없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9명의 대법관들 중 5명이 세리프대원들의 행위를 부정적으로 판단함에 따라 메레디스는 1심과 상고심에서 모두 패소하고도 5년에 걸친 법정싸움에서 끝내 승자가 됐다. 트랜짓 당국은 이번 판결로 무임승차 단속 시스템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에 따른 대응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셰리프국이 트랜짓 당국과 무임승차 단속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대법원이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메레디스는 에버렛에서 스노호미시 카운티 트랜짓의 ‘스위프트’ 급행버스를 타고 쇼어라인으로 가다가 갑자기 승차한 세리프대원들의 무작위 단속에 걸렸다. 메레디스가 승차권을 제시하지 못하자 대원들은 그를 하차시킨 후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다. 메레디스는 신분증이 없다며 가짜 이름을 댔고, 대원들은 지문조회를 통해 메레디스가 체포영장이 발부된 범죄용의자임을 밝혀내고 그를 구금했다.

메레디스의 위임을 받은 토빈 클러스티 변호사는 경찰관의 무임승차 단속행위가 주 헌법에 위배된다며 스노호미시 카운티법원에 제소했지만 배심은 메레디스가 허위진술을 했다며 패소 평결을 내렸다. 항소법원에서도 같은 결정이 내려지자 클러스티 변호사는 2021년 주 대법원에 상소했다. 그는 이번 대법원 판결이 워싱턴주 주민들에게 프라이버시 권한을 확인시켜준 중대한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문은 매리 유 대법관이 작성했고 스티븐 곤잘레스 대법원장 및 고든 맥클라우드 대법관이 공동 서명했다. 판결문은 무임승차 단속 대상 중 흑인, 원주민, 히스패닉, 태평양군도계 등 유색인종들이 불균형적으로 많다며 이들이 총을 휴대한 경찰관을 대할 때 강압감과 두려움을 느끼는 심정은 충분히 상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레디스는 백인이다.

한편, 반대 의견을 발표한 데브라 스티븐스 대법관은 주민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미리 승차권을 구입하고 단속요원의 요구에 승차권을 제시하는 것은 한 세기 이상 지켜져 온 사회규범이라고 지적하고 무임승차 단속에 걸릴 수도 있음을 알았을 메레디스가 차분한 말투로 단속하는 경찰관에게 위압감을 느꼈다든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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