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달러 ‘퍼스트 리퍼블릭’에 투입하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일뿐'

금융위기 극복할 근본적 해결책 될 수 없어

 

미국의 11대 대형은행들이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퍼스트 리퍼블릭’에 300억 달러(약 39조375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밝혔지만 금융위기를 극복할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JP모간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등 미국의 11대 은행들은 ‘퍼스트 리퍼블릭’에 모두 300억 달러의 긴급 자금을 공급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총자산 212억 달러로 미국 14위 은행인 퍼스트 리퍼블릭은 최근 유동성 위기를 맞아 파산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11개 대형은행들은 공동 성명에서 "미국 최대 은행들의 행동은 국가 은행 시스템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으로 퍼스트 리퍼블릭의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거래일보다 10.33% 급등한 34.38 달러를 기록했다. 퍼스트 리퍼블릭의 주가가 급등하자 금융주가 일제히 랠리했고, 이에 따라 미증시의 3대지수가 일제히 급등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일일 주가 추이 - 야후 파이낸스 갈무리

    
다우는 1.17%, S&P500은 1.76%, 나스닥은 2.48% 각각 상승했다. 급한 불은 큰 것이다.

그러나 은행권의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 은행 등 미국의 중소은행들은 뱅크런(대규모 예금이탈)으로 위기를 맞았고, 금융 당국이 영업정지 명령을 내림에 따라 사실상 파산했다.

 

미국 시민들은 불안한 중소은행에서 예금을 빼내 JP모간체이스 등 대형은행으로 옮기고 있다. 미국 예금주들이 ‘대마불사’의 신화를 믿고 중소은행에서 대형은행으로 예금을 재빠르게 옮기고 있는 것.

지난 10일 SVB가 파산한 이후부터 대형은행으로 예금을 옮기는 예금주들이 폭증하고 있다. 블룸버그의 데이터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경우, 수일 만에 예금이 150억 달러(약 19조5000억원) 증가했다.

또 다른 대형은행인 JP모간체이스와 시티그룹도 수십억 달러의 신규 예금이 유입됐다.

미국의 11개 대형은행들은 이날 모두 300억 달러의 자금을 퍼스트 리퍼블릭에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의 은행시스템 안정을 위한 조치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최근 급증하고 있는 잉여 예금을 처리하는 것일 뿐이다. 최근 급증한 예금을 다시 지방은행에 돌려주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중소은행에 대한 신뢰가 바닥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중소은행에서 유출된 예금이 대형은행으로 들어가고, 대형은행은 다시 중소은행에 긴급 자금을 지원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고 WSJ은 지적했다.

물론 지금 당장은 중소은행에 긴급 자금을 투입해 은행 파산을 막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이 같은 자금 투입이 금융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책은 아니라고 WSJ은 꼬집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목록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