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클러스터 3개나 육성…일본·대만 등도 "뭉쳐야 산다"

美 애리조나·뉴욕·텍사스에 '클러스터'…대만도 13곳 '반도체 벨트'

반도체 생태계 갖춰야 경쟁력…소재·부품·제조 등 원스톱 협력 필요


삼성전자(005930)가 경기 용인에 조성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단일단지 기준 세계 최대 규모다. 710만㎡(215만평)으로 여의도 면적(290만㎡)의 2.4배에 달한다.

이미 미국, 일본, 대만 등 경쟁국들은 대규모 클러스터를 통해 반도체 생태계를 하나로 움직이며 패권 경쟁에 대응하고 있다. 하나같이 '클러스터' 구축에 열을 올리는 것은 단순히 기업 한두 곳이 아닌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에서 승부가 결정된다는 판단에서다. 소재, 부품, 제조 등 모든 단계가 한곳에 모이면 운영 측면에서 유리하고 전후방 산업 협력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반도체 제조공장(팹)은 △애리조나주 △뉴욕주 △텍사스주 3개 지역을 중심으로 밀집해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인텔∙NXP∙마이크론∙TSMC가 지을 신규 팹 11개 가운데 9개도 애리조나, 뉴욕, 텍사스에 들어선다.

애리조나엔 인텔 외에도 온세미컨덕터, NXP, 마이크로칩 등이 있고 실리콘밸리와 인접해 칩제조에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생태계가 갖춰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 북부 지역엔 파운드리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의 생산라인이 위치해 있다. 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뉴욕 주립대와 폴리텍 대학 등이 반도체 업체들과 산학협력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 세계 3위 D램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이 뉴욕주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1000억원 투자를 결정하고, IBM이 반도체 제조·연구개발에 투자한 것도 '클러스터 인프라' 구축을 염두에 둔 것이다.

텍사스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텍사스인스트루먼트, NXP, 인피니언 등 종합반도체(IDM) 업체들의 생산 기지가 모여있다. 특히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본사와 생산시설 대부분을 이 곳에서 운영한다.

미국은 주요 기업들을 끌어들여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만드는 게 궁극적 목표다. 2030년까지 자국 내 최소 2개 이상의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종주국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미국은 반도체 제조 기업들을 미국 땅으로 불러 모으는 전략을 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도 미·중 간 패권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공급망 재편 틈을 타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은 '실리콘 아일랜드'로 불리는 규슈의 구마모토현을 생산기지로 삼았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으로 7740억엔(약 7조5000억원)을 편성하고 대만 TSMC가 일본 내 처음으로 짓는 구마모토 생산시설에 공장 건설 비용의 약 40%인 4760억엔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만은 북부부터 서부, 남부에 이르는 첨단과학단지 13곳을 '반도체 벨트'로 키우고 있다. 특히 신주과학공업단지는 대만 최초의 과학기술산업 클러스터이자 반도체 산업의 중심이다. 대만 3대 과학공업단지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TSMC와 UMC 등 파운드리 제조 시설뿐 아니라 미디어텍 등 반도체 설계 기업까지 600여곳이 입주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 과학기술단지 내 제조 업체는 저렴한 비용으로 토지를 취득할 수 있고 행정 절차도 단순화 해 투자와 공장설립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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