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은행위기에 3월 美 기준금리 동결 확률 50%-WSJ

CME 다음주 금리인상 안할 가능성 50%로 전망

'빅스텝' 예상 0%로 줄어

 

지난 주 미국 지방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이 연달아 파산하고, 대형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유동성 위기가 이어지면서 금융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은 오는 21~22일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가능성을 약 50%로 전망했다. 이는 전날대비 약 20%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대세를 이뤘던 50bp 인상론은 자취를 감췄다.

연준은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최근 8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는데, 은행의 붕괴와 이에 따른 금융 혼란으로 인해 상황이 복잡해졌다. SVB 파산의 주요 원인으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와 대규모 예금 인출이 꼽혔기 때문이다.

금융 시장은 은행 위기가 경제 성장 둔화와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에릭 로젠그렌 전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트위터에서 "금융 위기는 수요 파괴를 야기하고, 소비자들은 대량 구매를 보류하고, 기업들은 지출을 미루고 있다"며 "금리는 수요 파괴 정도를 진단할 수 있을 때까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크레디트스위스발 불안이 은행주 매도세를 부추기며 미국 증시는 하락했다. 국제 유가도 4% 이상 빠졌고, 경제 성장의 척도인 구리 가격도 3% 이상 급락했다.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월대비 0.1% 하락하면서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이 또한 금리 동결 전망의 뒷받침이 되고 있다.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7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현성됐다. 전날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4% 미만으로 내릴 것으로 예측하는 확률이 70%에 육박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25bp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간체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페롤리는 "지금 금리를 동결하면 연준의 인플레이션 통제 의지와 관련해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페롤리는 "(금리 인상 중단은) 경제학자들이 '금융 지배력'이라고 부르는 금융 안정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연준이 금리 인상을 주저하면서 인하는 서두를 것이란 전망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의 은행 시스템에 대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SVB와 마찬가지로 기업 고객들의 보험 한도액 초과 예금이 많고 보유 자산의 현재 가치가 많이 떨어진 다른 금융기관들도 위험한 상태에 있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당분간 금리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 범위로 돌아올 때까지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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