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혜 시인의 신앙시] 내 입에 족쇄를 채우니

이춘혜 시인

 

내 입에 족쇄를 채우니

 

홀로 황량한 생각 속으로 이끌린다

가난한 아파트 베란다의 

빨래가 바람에 나부낀다

고독한 몸부림으로

 

나는 여린 입술을 옥 물었다

내 결심이 뿌릴 내릴 때까지

내입이 가벼워져서

입에서 쏟아지는 말이

풍요로워지면 

나는 실수를 하게 된다

진정 모든 것이 사실이며 억울하나

큰 일을 위해선 참아야 한다


내 입에 족쇄를 채우니

가슴이 터질 듯 숨이 막힌다

하지만, 끝내 참은 것은 잘한 일이다

어차피 

세상살이가 다 삭일 수 없는 

한을 품고 살게 마련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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