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 놓고 영화·게임"…자율주행 '레벨3'시대 열린다[미래on]

<기술·사회·산업·문화 전반의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문화 혁신과 사회·인구 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현상이다. 다가오는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려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뉴스1은 세상 곳곳에서 감지되는 변화를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미래on'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본다.>
 
교통체증 줄고 무인 운송 가능…본격 자율주행 '레벨3' 확대
레벨4 시범운영도 지속…"안전성 높이는 게 주요 이슈 될 것"
 
"운전자 또는 승객의 조작 없이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말한다."

자동차관리법이 정의하는 자율주행차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의 소비자가전전시회(CES) 등에서 콘셉트 제품이 출시되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제법 현실로 다가왔다.

국제자동차기술협회는 자동차의 자율주행 단계를 6단계(레벨 0~5)로 분류하는데, 자동으로 차선과 간격을 유지하는 레벨 2단계 자율주행은 이미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이 상용화를 마친 상태다.

자율주행차의 개발이 완료되면 이동 시간에 운전 대신 독서나 영화 등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고, 운전자의 오류로 발생하는 교통 체증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로봇 기술과 결합하면 무인 배송·스마트시티도 구현할 수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레벨2 단계를 넘어 레벨 3단계를 향해 고삐를 당기고 있다. 업계에서는 레벨2 단계까지를 '운전자 보조'로 평가하고, 운전자 개입이 최소화되는 레벨3부터 5단계까지를 본격적인 '자율주행차'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자율주행 시스템에 필수적인 프로세서 양산이 본격적으로 시작해 레벨3 자율주행이 크게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 선두주자인 테슬라는 오토파일럿과 풀 셀프 드라이빙(FSD)이라는 이름의 시스템이 레벨2와 레벨3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받는다. 이미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서비스를 테스트하는 게시글·영상이 올라와 있다.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레벨3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레벨3 문턱을 넘기 위해 도전 중이다. 올해 초 기아의 전기차 신차 EV9과 제네시스 연식변경 모델 G90에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자율주행차종에 맞게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전환하고, '맞춤형 차량'인 PBV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42dot)을 인수하기도 했다.

속도 제한이 걸려있긴 하지만 일본의 혼다는 2021년부터 레벨3 자율주행차를 출시했고, 지난해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는 S클래스에, 스웨덴 자동차 회사 볼보는 EX90 등에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을 장착해 현지 출시했다.

레벨3 상용화와 별개로 운전자 개입이 거의 필요없는 레벨4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자율주행 자회사 모셔널은 지난해 레벨4 자율주행 기반의 택시 사업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포티투닷 역시 서울 청계천 일대에서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시범 운행하고 있다.

GM은 자회사 '크루즈'를 통해 샌프란시스코에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운영 중이고, 구글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업체 웨이모는 기술 수준으로는 가장 앞서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혼다모빌리티의 새 전기차 아필라(AFEELA) 콘셉트카. (공동취재) 2023.1.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눈앞으로 다가오는 자율주행차 기술에 완성차 업체들은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준비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월 CES2023에서는 합작사인 소니혼다모빌리티의 전기차 아필라 프로토타입이 화제였다. '플레이스테이션'을 만드는 소니의 전기차인 덕에 아필라는 '바퀴 달린 플레이스테이션'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독일 아우디도 CES에서 VR 게임이 가능한 구독형 서비스를 발표했고, 현대차그룹은 인공지능 컴퓨팅 기업인 엔비디아와 협업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탑재를 밝혔다. 테슬라는 이미 전기차 충전 시간에 활용할 수 있도록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올해 신차에는 세계 최대 게임 유통망인 '스팀'이 탑재된다.

다만 아직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불안함은 적지 않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테슬라가 소방차를 들이받아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사고 당시 자율주행 시스템이 작동했을 가능성을 두고 조사 중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최대 15대 이상의 테슬라 차량이 자율주행 작동 중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를 냈고, 지난달에는 FSD 결함 문제로 테슬라 차량 36만여대에 대한 리콜 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포드·폭스바겐이 함께 투자했던 자율주행 업체 아르고AI는 부족한 수익성을 이유로 지난해 사업을 중단했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제도 개선도 함께 따라와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올해 프로세서가 상용화되고, 라이다 센서가 본격적으로 차량에 적용되면서 자율주행의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 하나의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며 "이제 레벨3 다음의 레벨4 수준의 주행으로 도심 일정 지역을 다니는 부분도 확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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