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자본주의 붕괴중"…SVB 정부 구제에 美헤지펀드 제왕 비판

애크먼, 美 정부 구제 아니다…로드맵 제공 '갈채'

 

초대형 헤지펀드 시타델의 켄 그리핀 창업자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실리콘밸리은행(SVB) 구제 프로그램에 대해 미국식 자본주의가 "우리 눈 앞에서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헤지펀드 제왕으로 추앙받는 그리핀은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국 납세자들이 기관투자자들을 구제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연준을 비롯한 미 정부가 캘리포니아주 소재 SVB 파산이 은행권 전반으로 전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개입한 것을 두고 하는 발언이다.

그는 FT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원래 자본주의 경제인데 그것이 우리 눈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핀은 "정부가 예금주들을 모두 구제해 금융규율에 손실이 생겼다"고 밝혔다.

SVB 고객들이 이 은행 전체 예금의 1/4에 해당하는 420억달러를 단 하루 만에 인출했다. 하지만 SVB는 새로운 자본을 확충하는 데에 실패했고 규제 당국이 나서 SVB를 일시 폐쇄했다. SVB가 사실상 파산하자 다른 은행들까지 줄도산할 수 있다는 공포가 삽시간에 퍼졌다.

급기야 연준을 비롯한 은행 규제기관들은 일요일이었던 12일 SVB에 이어 이날 폐쇄된 시그니처은행의 예금 전액을 보증하고 추가 도산을 막기 위한 새로운 펀드를 조성하는 긴급 조치를 내렸다. 원래 예금보호 한도 25만달러를 넘겨 예금주들은 단 한 푼의 손실도 안지 않게 됐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도덕적 해이(모럴 헤저드)의 위험을 촉발하고 연준이 그동안 경고신호를 놓쳤다는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그리핀은 "규제 당국의 직무 유기 전형"이라고 힐난했다.

올해 최고의 수익률을 자랑하는 시타델을 세운 그리핀은 미 경제에 대해 연준이 개입하지 않아도 충분히 강하다고 강조했다. 모럴 헤저드에 대한 큰 교훈을 줄 수 있는 기회였는데 연준이 그 기회를 놓친 셈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예금주 손실이 실현화하지 않을 수 있었고 위험 관리가 핵심이라는 포인트를 집어줄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리핀은 "우리 경제는 완전 고용상태로 신용손실은 가장 적으며 은행 재무상태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며 "이런 강력한 입지에서 모럴 헤저드 이슈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핀의 입장은 또 다른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과 대조적이다. 그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미 정부가 미래에 파산한 은행들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분명한 로드맵"을 제공한 것에 대해 갈채를 보냈다.

그는 미 정부의 긴급조치에 대해 "구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금융 위기의 경우 정부가 납세자로부터 걷은 세금을 우선주 형태로 은행에 투입해 채권자들은 보호를 받았고 주주들은 정도에 따라 희석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크먼은 정부가 "오늘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월요일(13일)부터 1930년대식 뱅크런(대량예금인출)이 지속돼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고 수 백만 명이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개입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은행이 실패할 가능성은 높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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