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학교 독극물 사건' 용의자 100명 이상 체포
- 23-03-13
이란 당국, 배후로 MEK 지목…MEK "터무니없는 쇼" 반발
이란 당국이 지난 몇달 간 5000명이 넘는 피해자를 낸 여학교 독극물 사건과 관련해 100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미국 CNN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내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최근 학교 사건에 책임이 있는 100명 이상이 체포돼 조사받는 중"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체포된 사람 중에는 적대적인 동기를 가진 사람들과 학생들에게 공포를 심어주고 학교를 폐쇄할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지난주 중반부터 오늘까지 학내 사건 발생 건수가 크게 줄었고, 아픈 학생에 대한 보고는 없다"고 부연했다.
성명은 이란 정부가 테러리스트 조직으로 규정한 알바니아에 기반을 둔 이란인민무자헤딘기구(MEK)가 연루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샤힌 고바디 MEK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이번 범죄에서 하메네이가 지휘하는 기관들의 역할을 은폐하기 위한 터무니없는 쇼"라며 이란 당국에 국제 조사를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지난해 11월 쿰의 한 학교에서 18명의 여학생들이 호흡 곤란·메스꺼움·현기증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된 뒤 3달여 간 전국 여학교를 중심으로 독극물 피해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들은 학교 구내에서 불쾌한 냄새를 맡은 후 숨이 차거나 메스꺼움을 느끼고, 현기증 등을 겪었고 일부는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이란 의회 진상조사위원회 등 현지 집계에 따르면 이란 31개 주 중 25개 주와 약 230개 학교가 영향을 받았으며 5000명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피해자 중엔 일부 남학생도 포함되긴 했지만, 사실상 압도적으로 여학생 피해가 컸다.
미국과 유엔은 이란 당국에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번 사건을 유엔이 조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중독 사건이 반정부 시위 참여와 관련돼 있다면 국제진상조사단의 조사 권한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9월 이란에선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지 도덕 경찰에 체포된 마흐사 아미니(여·22)가 의문사한 사건으로 인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여성들은 시위를 통해 여성 인권 증진과 제도개혁을 요구했는데, 독극물 공격 사건은 이런 와중에 계속되고 있어 관련 여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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