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사태에 연준 금리 동결하나…"美정부 긴급펀드 조성"

대규모 예금인출 압박에 놓인 미국 은행 20개

"40년 역사 SVB 14시간만에 망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이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는 공포가 삽시간에 퍼졌다.

정보기술(IT) 및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새싹기업)과 벤처투자자들을 주요 고객으로 뒀던 40년 전통의 실리콘밸리뱅크(SVB)가 초고속으로 망했기 때문이다. 

연준의 금리인상에 가장 안전할 줄 알았던 은행이 파산하며 금융시스템 전반이 전염될 수 있다는 공황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융 위기 우려에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동결)하거나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를 다시 높이기도 했다.

◇美정부 긴급펀드 조성 '무게'…SVB 파산 전염 차단

미 정부는 주말을 반납하고 SVB 파산이 금융위기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염 차단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SVB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의 개빈 뉴섬 주지사와 SVB 사태와 관련해 토요일일 11일(현지시간) 긴급 논의를 했다.

또,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연준은 SVB 파산 이후 더 많은 은행들이 대규모 예금인출을 감당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특별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연준 이사회는 13일(월요일) 오전 11시께 비공개 긴급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2년물 국채금리 15년래 최대 낙폭

시장 일각에서는 SVB 사태가 금융위기로 확산할 위험에 연준이 금리를 더 과감하게 올리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동결과 연말 금리 인하 희망까지 되살아났다.

이로 인해 연준 금리정책에 가장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금리)은 SVC 사태가 불거진 9~10일 동안 32bp(1bp=0.01%p) 추락해 4.59% 수준으로 거래됐다. 이틀 동안 낙폭은 2008년 이후 최대였다. 이번주 초반만 해도 금리 가속화 우려에 2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를 돌파했던 것과 비교해 상전벽해다.

MAP시그널스의 알렉 영 최고투자전략가는 블룸버그에 "SVB 사태가 연준의 점진적 (금리인상) 조치를 유발할 것"이라며 "모두 무언가 붕괴할 수 있다고 우려했고 이제 뭔가 무너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연준이 금리인상폭을 지난달의 0.25%에서 0.5%로 높일 확률이 지난주 80%대에서 70%대로 다소 내려왔다. SVC 공포가 극에 달했던 지난 10일 장중 0.5% 인상확률은 30%까지도 내려왔다.

 

◇"40년 역사 SVB 14시간만에 망했다"

SVB 파산은 연준이 40년 만에 최고로 오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내놓은 공격적 금리인상의 여파라고 CNBC방송은 설명했다.

SVB 붕괴는 금리인상으로 촉발된 불안과 혼란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SVB 주요 고객은 스타트업이다. 최근 금리인상으로 인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고 개인적 자금 조달도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스타트업들은 회사를 유지하기 위해 SVB에 묶어둔 예금을 인출하기 시작했고 이 은행의 자본 부족이 드러났다. 금리가 갑자기 너무 가파르게 오르며 SVB가 투자한 채권포트폴리오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SVB는 8일 오후 18억달러 손실을 보고 매도 가능한 보유채권을 팔아 치워야만 했다.

그래도 모자란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주식 매각을 발표했다. 9일 SVB 주식은 거래 중단 이전 60% 대폭락하며 급기야 SVB는 주식 매각 대신 회사 자체를 팔겠다며 매수자를 찾아 나섰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은 더 많은 예금 인출사태를 불러 오고 주가 폭락을 부추기며 결국 규제 당국이 나설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수십억 달러의 벤처캐피털펀드의 한 고위 임원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SVB가 실리콘밸리를 지원하며 기업들과 관계를 맺어온 40년 역사가 14시간 만에 증발했다"고 말했다.

◇SVB 같은 美 은행 20개…글로벌 전염 위험

SVB처럼 갑자기 대규모 예금인출 압박에 놓인 미국 은행만 20개에 달한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더 큰 문제는 대형 은행들도 SVB처럼 미실현 채권손실을 실현할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많은 대형은행들은 코로나 팬데믹 동안 유입된 예금을 미 국채와 같은 장기 증권에 투자했다. SVB사태가 은행 전반으로 전염될 우려에 미국 은행들의 시가총액은 1000억달러 넘게 증발했다.

SVB 파산 여파가 전 세계로 퍼질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전염 공포는 가장 가까운 캐나다에 가장 먼저 닿았다. SVB는 지난 1년 동안 캐나다에서 대출 규모를 2배로 늘렸다.

또 지급 불능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SVB 영국 지사는 이미 거래를 중단했고 신규 고객을 더 이상 받지 않는다. 이 같은 여파는 이제 겨우 시작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SVB는 중국, 덴마크, 독일, 인도, 이스라엘, 스웨덴에도 지사를 두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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