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외면한 오리건 강간범 FBI가 잡았다

오리건 13세 소녀 신고 받은 베테랑 경찰관 “못 믿겠다” 딴전

 

경찰이 신고를 받고도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방치되고 있는 강간범을 미 연방수사국(FBI)가 나서 체포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알게 된 남자에게 성폭행 당한 후 계속 위협을 받은 한 시골소녀의 신고를 오리건 경찰이 2년여간 묵살하자 가족이 연방수사국(FBI)에 직접 고발해 범인을 잡고 법정에 세워 파문이 일고 있다. 

포틀랜드 연방지법은 8일 아동 성폭행 및 협박혐의로 기소된 마이클 웨인 라이온(39)에게 25년 징역형을 선고했다. 카린 이머거트 판사는 라이온이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당초 30년 형을 선고할 계획이었지만 검찰의 구형에 맞춰 25년을 선고한다며 석방 후 10년 감호 형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라이온은 2018년 3월 플로리다에서 피해소녀가 사는 오리건주 허미스턴을 찾아가 한밤중에 당시 13세였던 소녀를 불러내 모텔로 데려간 후 강간했다. 그는 성폭행 장면을 몰래 촬영하고 앞으로 말을 듣지 않으면 영상을 가족과 남자친구에게 보내겠다고 위협했고, 실제로 나중에 동영상을 유포했다.

한달 뒤 동영상을 목격한 소녀의 부모는 관할 우마틸라 경찰국에 찾아가 빌 라이트 형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동영상을 보여줬다. 하지만 형사는 믿을 수 없다며 “남자친구와 싸운 여자 애들은 그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대개 이런 자작극을 벌인다”고 강변하고 폭행자의 신원을 알아오라고 말했다.

라이트 형사는 그 뒤 소녀의 집을 방문하고 그녀가 사용했던 아버지의 핸드폰을 압수해 갔다. 2개월 후 다시 소녀의 집을 방문한 라이트 형사는 핸드폰을 되돌려주며 수사가 전혀 진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녀가족은 가까스로 알아낸 라이언의 이름과 얼굴사진을 2020년 1월 라이트 형사에게 전달한 뒤 그가 이제 온 가족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한다고 신고했지만 라이트 형사는 여전히 믿을 수 없다며 “가짜 정보를 근거로 체포하면 경찰국이 소송을 당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 경력 37년차인 라이트는 사건이 벌어진 모텔의 숙박자 명단도, CCTV 영상도 조사하지 않았으며 소녀가 사용한 스냅챗과 인스타그램에 발신인의 신원조회도 의뢰하지 않았던 사실이 재판과정에서 밝혀졌다. 그가 압수해간 전화기도 그의 책상 위 상자에 방치돼 있었다.  

결국 소녀의 계모가 구글을 통해 FBI 전화번호를 알아낸 후 피 말리는 상황을 신고했고, FBI는 즉각 수사에 나서 2020년 12월 펜실베이니아에서 라이언을 체포했다. 소녀의 가족은 라이트 형사와 달라 학셀 우마틸라 경찰국장, 데이빗 스탁데일 우마틸라 시 매니저 등을 상대로 2,600만달러 배상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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