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이인' 살인 누명으로 옥살이한 美 남성 18년만에 풀려나

<셸던 토마스가 2004년 살인 누명으로 체포됐을 당시 모습(오른쪽)과 목격자 대질조사에서 실제 사용됐던 용의자 사진(왼쪽) (미 뉴욕 브루클린 지방검찰) >

 

뉴욕 경찰, 목격자 지목 인물 동명이인 체포

담당 형사 뒤늦게 시인…검찰 재조사로 확인

 

살인 누명으로 18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해온 남성이 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풀려났다. 검찰은 용의자와 동명이인인 시민을 잘못 기소했다고 시인했다.

AFP 통신·N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뉴욕 브루클린 지방 법원은 셸던 토마스(35)의 유죄판결을 취소해달라는 브루클린 지방검찰의 청구를 받아들인다고 결정했다.

에릭 곤살레스 검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토마스가 잘못된 신원확인 조사에 의해 체포된 사실이 검찰 유죄판결 심의위원회 조사 결과 드러났다고 밝혔다.

곤살레스 검사는 "피고인 토마스가 목격자 조사를 바탕으로 경찰에 체포됐다"며 "피고인이 용의자와 동명이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실수는 처음엔 은폐됐지만 재심의 과정에서 확인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곤살레스 검사는 "당시 사건을 담당한 형사들이 잘못된 목격자 조사를 근거로 피고인 토마스를 의도를 갖고 체포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검찰은 이 사건을 재조사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토마스는 법정에서 취소 결정이 내려지자 "이 순간을 떠올리며 매일 연습했지만, 막상 할 말을 잃었다"며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이어 "희생자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토마스는 유족들이 "내가 수감된 이후 죽은 아들을 대신해 정의를 실현했다고 믿어왔지만 잘못된 유죄판결이 나왔다는 사실을 오늘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인생뿐만 아니라 그들의 인생도 찢어졌다"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토마스는 지난 2004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네살 앤더슨 버시를 살해하고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 혐의로 다른 갱단원 2명과 함께 기소됐다. 이후 형사재판에서 2급 살인죄로 유죄판결을 받고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검찰 유죄판결 심의위원회는 경찰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기소된 토마스가 진범이 아니란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위원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건을 담당한 로버트 리디 형사는 목격자를 상대로 용의자 사진 대질 조사를 벌였다. 목격자는 용의선상에 오른 여러 사진 중 하나를 '90% 확률'로 범인으로 지목했다. 이를 토대로 리디 형사는 경찰 전산망에 있던 주소를 확인한 뒤 토마스를 자택에서 체포했다.

그러나 체포된 토마스는 용의자와 이름만 같을 뿐 대질조사에 사용된 사진 속 인물과는 다른 인물이었다. 토마스는 범행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질조사에서 이 같은 오류가 있었다는 의혹은 2006년 6월 공판에서야 처음으로 제기됐다.

위원회는 리디 형사가 피고인 토마스의 사진을 대질조사에서 사용했다고 증언했으나 이후 이를 번복했다고 밝혔다. 토마스의 실물을 본 목격자도 그가 자신이 대질 조사에서 지목한 사람과 다르다고 증언했다. 이로써 토마스는 체포된 지 19년 만에 억울한 살인 누명을 벗게됐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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