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없는 알츠하이머 백신 나올까…미국서 임상1상 시작

미 정부서 1200만달러 지원…2026년 연구 완료 예정

국내 진원생명과학 미국 자회사가 원료물질 공급

 

미국에서 주삿바늘이 없는 알츠하이머 예방주사를 개발 중이다. 최근 임상1상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향후 알츠하이머 위험이 있는 건강한 사람에서 발병을 예방할 수 있을지 시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7일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 언론인 머큐리뉴스 등 현지 언론은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미국 분자의약품연구소(IMM)와 남캘리포니아대학(USC), UC어바인 치매연구센터(UCI MIND) 등 공동연구팀이 알츠하이머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 'AV-1959D' 개발을 위해 임상시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AV-1959D는 주사가 아닌 피부에 압력을 가해 투약하는 방식으로 개발된다. 연구팀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노화연구소로부터 1200만달러(약 155억원) 지원받아 미국 전역에 있는 임상시험 사이트 6곳에서 임상1상을 시작했다.

글로벌 임상정보 제공 웹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즈'(clinicaltrials.gov)에 따르면 이번 임상1상(NCT05642429)은 60~85세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48명을 대상으로 AV-1959D의 안전성과 내약성 그리고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능력을 평가할 예정이다.

지난 2월 초 연구를 시작해 오는 2026년 2월 20일 중간평가 결과를 도출할 예정이다. 최종 연구 결과는 2026년 11월 나올 예정이다.

AV-1959D는 아밀로이드 베타(Aβ) 가설에 기반을 두고있다. 뇌에서 과다 생산·축적된 Aβ 단백질이 아밀로이드 플라크라는 끈끈한 막을 만들어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데 백신이 뇌에 아밀로이드가 쌓이는 것을 막고 쌓인 아밀로이드를 제거할 수 있도록 면역 체계를 활성화하는 원리다.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연구에서 AV-1959D 예방접종을 받은 피험자에서 뇌 내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제거 또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지능력 감소도 늦출 수 있음을 보여줬다.

동물실험에서 특별한 안전성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향후 인지장애 또는 알츠하이머 위험이 있지만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백신을 시험할 계획이다. 또 Aβ 수치가 뇌에 미치는 영향도 측정할 계획이다.

AV-1959D는 알츠하이머를 예방하도록 한 백신이다. 현재 개발됐거나 연구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주로 질병이 발생한 뒤 이를 치료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하지만 일단 알츠하이머가 발생하고 신경세포가 손상되기 시작하면 진행을 멈추기 어렵다.

연구팀은 "이 백신은 궁극적으로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있는 건강한 사람에서 알츠하이머 발병을 예방하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바이오기업 진원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인 VGXI가 AV-1959D 원료물질로 쓰일 플라스미드 DNA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VGXI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로 진원생명과학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분자의약품연구소에 AV-1959D의 전임상 및 임상용 물질을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정확한 개발 단계는 말할 수 없지만, 현재 계획대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DNA 백신 기술은 작은 원형 유전자인 플라스미드 안에 항원의 일부 유전자 그리고 이를 단백질(항원)로 발현시킬 '전사인자'를 함께 삽입한 뒤 이를 몸 안에 주입해 면역 T세포를 활성화하는 방식이다. DNA는 RNA보다 구조적으로 안정돼 안전성이 뛰어나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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