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좋은시-이춘혜] 돌 소고

이춘혜 시인(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원)

 

돌 소고 

 

돌은 마구 발로차도 묵묵부답이다

천둥 번개가 쳐도 끄떡없다

돌 속에 분명 오관과 한 많은 말이 

있을 것 같은데 묵묵부답이다 


폭풍같은 세월이 걸음을 멈춰버려

정지된 의식이 돌에 깃들었는가

기막힌 슬픈 일을 당하면 

말문이 막혀 돌처럼 되지않겠는가


말문이 막혀 마음까지 굳어버린 듯

돌은 애타는 비밀을 

푸른 이끼치마로 감싸고 있지만 

여전한 수많은 언어의 창고.


<해설>

현대시의 특징은 시인은 작품 속에 자신을 감추고 시적 대상인 오브제에 자아를 객관화 한다. 

이 작품 에서도 화자는 돌에서 자아의 삶의 편린을 조망하고 돌에 다시 자아를 객관적으로 투영시키고 있다. 

주목되는 점은 시인은 기막힌 슬픈 일을 당하여 말문이 막힌사람 혹은 자신을 돌의 이미지로 적격하게 치환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시인이 폭풍과도 같은 세파속 말로 형언키 어려운 고난을 돌의 침묵에 내장시켜 연민의식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일단의 시적 효능을 획득하고 있어 높게 평가된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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