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기 건 세종 시민 "유관순이 실존인물이냐"…당일 영상 공개
- 23-03-05
"항의 이웃 처벌해달라" 수사 의뢰에 경찰 사건 배정
"왜 일장기 걸었냐" 항의에 "니네 인공기한테도 그렇게 하니"
3·1절에 아파트 베란다에 일장기를 내걸었던 세종 시민이 항의한 주민들을 상대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 가운데 당시 영상이 공개됐다.
세종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삼일절 항의방문 당일 영상'(누가 폭언과 모욕을 했는지 직접 확인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과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지난 1일 일장기를 게양했던 집을 찾아가 항의하는 주민들의 모습과 "주거 침입죄로 고소하겠다"고 대응하는 부인의 육성이 그대로 담겼다.
부인 A씨는 당시 "유관순이 실존인물이냐. 일장기 걸면 눈이 뒤집히냐"며 "간첩이죠. 간첩죄로 신고할게요. 간첩신고"라고 강력 반발했다.
이런 반응은 주민들이 "3.1절에 왜 일장기를 걸었냐. 일본 사람이 맞냐"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A씨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니네 인공기한테도 그렇게 하니. 남의 집 찾아와 가지고 미개하다, 미개해. 아주"라고 발끈하더 "닥쳐라, 이×아"라고 거친 말을 내뱉었다.
사건 이후 A씨 부부는 항의한 주민들을 상대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세종남부경찰서는 주민 A씨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집에 찾아와 항의한 사람들을 처벌해달라'는 민원을 신청함에 따라 사건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A씨의 남편도 이를 온라인에 공유했다. 그는 이 글에서 "일장기 게양은 위법도 아니고, 일본과의 협력을 지향하는 의사표시"라며 "본인을 모욕하고 신상, 개인정보 유출한 건들 아이디 특정해 싹 고소장 접수했다"고 적었다.
또 "애국심이 얼마나 넘치는지는 모르겠지만 역사 공부도 좀 하고 협력 국가라는 점에 대한 의사표시에 대해 위법과 불법을 감행하면서까지 하는 당신들의 행동에 기가 막혀 박수를 치고 간다"며 자신을 비판한 주민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A씨도 맘카페의 한 글에 "히노마루(일장기의 일본식 표현)를 게양한 집의 처"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온갖 욕설과 불법행위 아주 가관이었다. 너가 글 올려서 덕분에 잘 고소했다"는 댓글을 달았다.
그러면서 "불행한 너희들이 한국이라 벌금형이겠지만 합의 없다. 욕설한 게 애국이라는 수준 보니 참 기가 막힌다. 약식기소 통보서 나오면 남편한테 잘 숨기라"고 조롱했다.
경찰 관계자는 "접수된 민원으로 수사팀에 사건 배정만 된 상황"이라며 "민원인 조사를 통해 이들이 어떤 부분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건지 들어보고 수사 방향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을 제공한 더세종포커스 관계자는 "영상을 확인하고 정확한 상황을 판단해주기 바란다"면서 "깨어있는 시민들이 차분하고, 의연하게 대처하고 계시는 광복회 회원들과 함께 해주시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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