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지진으로 건물 20만채 붕괴…건설폐기물 처리도 골머리

서울 면적 6분의 1 수준…연간 발생 폐기물 7배

석면, 납, 미세플라스틱 등 환경오염 우려 커져

 

지진 피해 복구 작업이 한창인 튀르키예가 건물 잔해 처리 문제에 난항을 겪고 있다. 강진으로 수십만 채의 건물이 무너져 엄청난 양의 건설폐기물이 발생하면서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정부는 지난 6일 발생한 지진으로 최소 현재까지 15만6000채의 건물이 붕괴하거나 즉시 철거돼야 할 정도로 심하게 부서진 것으로 집계했다.

한편 현지 매체 데일리 사바는 무라트 쿠룸 튀르키예 환경도시계획 및 기후변화부 장관을 인용해 해당 수치가 20만2000채에 달하는 것으로 봤다.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이로 인해 약 1억1600만~2억1000만톤의 건설폐기물이 발생했다. 이를 1m 높이로 쌓으면 스페인 바르셀로나 면적에 맞먹는 100㎢(서울 면적의 6분의 1)에 달한다.

이는 1999년 이스탄불 인근 규모 7.8의 서부 대지진 당시 나온 잔해보다 훨씬 많은 양이라고 UNDP는 전했다. 이에 대해 UNDP 튀르키예 사무소 대표인 루이자 빈턴은 "가늠조차 하기 힘든 수준의 문제다"고 전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잔해 처리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 취재진은 남부 하타이주 안타키아에서 무너진 건물 한 채를 치우는 데 며칠씩이나 소요됐다고 밝혔다.

또 이렇게 제거된 건물 잔해 대부분이 무분별하게 매립되면서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전문가들은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의 경우 2014년이 돼서야 사용이 금지되기 시작해 아직 철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아다나 쿠쿠로바 대학의 플라스틱 오염 전문가 세다트 귄도이두 부교수는 "잔해 속에 납이나 미세플라스틱, 석면과 같은 화학물질이 존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이번 지진으로 인한 건물 잔해가 연간 튀르키예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7배라며 "튀르키예는 이정도의 폐기물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의 한 조류 보호구역에 건설폐기물이 산처럼 쌓여있다. (하베르튀르크 갈무리)


환경단체와 야당에서도 부적절한 건설폐기물 처리는 생태학적 재난을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튀르키예 제1 야당 공화인민당(CHP)의 괴칸 귀나이딘 "건물 잔해를 도시와 올리브밭, 하천 등에 버리면 새로운 환경재난이 일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에민 비르피나르 환경부 차관은 트위터를 통해 건설폐기물 처리 지역으로 선정된 곳은 모두 농업 및 주거지역이나 습지 등 환경보호구역에서 거리가 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로이터는 건물 잔해를 가득 담은 트럭 수백 대가 폐기물을 안타키아 인근 녹지와 올리브밭에 버리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현지 매체 하베르튀르크는 하타이주의 한 조류 보호구역에 건설폐기물이 산처럼 쌓인 모습을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지진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11개 지역에서 20만여채에 달하는 신규 주택을 1년 안에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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