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AI 주도권' 경쟁 후끈…MS·메타·알리바바에 머스크까지

MS 검색엔진 '빙'에 챗GPT 활용…'검색왕국' 위협받은 MS '바드' 출시

망신당한 메타는 '장기전' 집중…머스크, 필터링 없는 '솔직한 AI' 만드나

 

미국 스타트업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채팅로봇(챗봇) 챗GPT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실리콘밸리 테크 대기업들이 이와 유사한 AI챗봇 출시에 사활을 걸었다고 AFP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챗GPT와 같은 AI챗봇이 검색엔진이나 스프레드 시트 등 기존 응용프로그램에 적용되면 정보처리량은 물론 사용자 편의성까지 대폭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AI챗봇의 확산은 1990년대 인터넷 출현과 2010년대 스마트폰 보급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정보 혁명'으로 각광받고 있다.

챗GPT를 통해 관련 시장이 무르익었다고 판단한 거대 테크기업들은 이제 본격적인 AI챗봇 출시 경쟁에 속속 뛰어들었다. 이들은 자체 AI챗봇을 선보이거나 개발사와의 전략적인 제휴를 통해 자사 프로그램에 AI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챗GPT 검색엔진 '빙'에 활용한 MS…허 찔린 구글은 자체 개발한 '바드' 공개

기존 테크기업들 중에서는 현재까지 마이크로소프트(MS)가 AI챗봇 활용에서 가장 앞서나간다는 평가를 받는다. MS는 2019년 오픈AI에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00억달러(약 12조원)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이를 토대로 오픈AI와 기술 제휴를 맺은 MS는 챗GPT를 자사 프로그램에 넣고 있다. 

지난달 초 MS는 챗GPT를 적용한 검색엔진 '빙'을 발표했다. 2021년 이전 자료를 토대로 답변하는 기존 챗GPT와 달리 빙은 최신 언어모델 '챗GPT 3.5'를 탑재해 불과 한 시간전에 발생한 뉴스까지 답변에 활용한다. MS는 이러한 빙을 윈도우11 작업 표시줄 검색도구에 추가했다.

MS는 웹브라우저인 엣지와 워드·엑셀 등의 오피스 제품군에도 챗GPT 3.5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처럼 AI챗봇을 적극 도입하는 MS에 대해 AFP는 대중들에게 관련 기술을 최대한 노출하는 전략으로 풀이했다.

MS가 AI로 중무장한 검색엔진을 출시하자 위기의식을 느낀 '검색왕국' 구글은 지난달 7일 챗GPT 대항마로 자체 개발한 AI챗봇 '바드'를 시범 공개했다. 바드는 지난해 구글이 개발한 생성형 언어모델 '람다(LaMDA)'에 기반한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블로그를 통해 "앞으로 몇 주 안에 더 널리 사용할 수 있도록 테스트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바드의 답변 수준이 "정보의 품질, 안전성, 근거에 대한 높은 기준을 충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검색 엔진 1위 기업답게 정보의 정확성으로 AI챗봇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구상이다.

구글에 속한 유튜브도 모회사와 발맞춰 앞으로 AI챗봇을 유튜브 제작 과정에서 적극 활용하도록 장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취임한 닐 모한 유튜브 CEO는 "스토리텔링을 확대하고 제작 가치를 높이기 위해 생성형 AI 기술을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성급한 공개로 망신당한 메타는 '속도 조절' …'마이AI'에 통제 장치 만든 스냅챗

한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유한 메타는 챗GPT 스타일의 AI기술에 보다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페이스북을 통해 "장기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AI 페르소나(persona·인격)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자체 AI챗봇 기술인 '라마(LLaMa)'를 오픈소스 형식으로 발표해 연구자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공헌했다. 그러면서도 저커버그 CEO는 "아직 해야할 근본적인 일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메타가 이처럼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기술 완성도가 떨어지는 AI챗봇을 성급하게 공개해 망신을 산 뼈아픈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메타가 선보인 '갤럭티카'는 수준 미달이란 평가를 받으며 출시 3일 만에 서비스 제공을 중단해야 했다. 당시 메타가 답변한 인종차별적이고 부정확한 정보들은 이용자들의 인증사진과 함께 SNS를 도배했다. 다만 최근의 챗GPT 열풍을 좌시할 수 없기에 메타 역시 AI챗봇 개발 청사진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10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메신저 스냅챗은 챗GPT의 최신 버전으로 구동되는 챗봇을 지난달 27일 메신저 서비스에 도입했다. '마이AI'란 탭으로 스냅챗 애플리케이션 내 친구 목록 상단에 노출돼 챗봇과 소통할 수 있다.

다만 스냅챗 측은 챗GPT가 최근 과제 대필이나 시험 부정행위에 악용된다는 언론 보도를 의식한 듯 "마이 AI는 챗GPT보다 더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고 밝혔다. 또한 "부정확하거나 편향된 답변을 할 수 있다"며 학생들이 마이 AI에 과하게 의존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AI챗봇에 솔직한 답변 허용하자는 머스크…AI 대전 참전한 中 바이두·알리바바

반면 트위터를 소유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챗GPT에 적용되는 필터링을 없앤 새로운 AI챗봇 개발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오픈AI가 비영리 단체이던 지난 2015년 오픈AI 공동 설립자로 챗GPT 개발에 기여한 바 있다. 그는 오픈 AI가 MS의 투자를 받으며 영리회사로 전환되자 이를 비판하며 3년 뒤 사임했다.

머스크 CEO는 챗GPT의 답변 방식에 불만을 품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지난달 20일 MS의 빙에 대해 '점잖은 척하는 챗GPT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고 평가한 트위터 게시글을 자신의 계정에 리트윗(공유)했다. 그러면서 빙을 '근본 있는 AI'라고 치켜세웠다.

그가 리트윗한 게시글은 AP통신 기자를 히틀러에 빗대며 인신공격을 퍼부은 빙을 칭찬한 게시글이었다. 당시 MS는 즉각 사과하고 시스템 개선을 약속했지만 머스크 CEO는 오히려 AI챗봇에 이 같은 필터링을 적용하면 안된다는 입장을 내세운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머스크 CEO가 자유로운 답변이 가능한 AI챗봇 구현을 위해 구글의 인공지능 자회사 딥마인드 출신 연구원들을 잇달아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태평양 너머에서 불어온 챗GPT 바람에 중국도 AI 대전 참전에 뛰어들었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업체 바이두는 지난달 24일 자체 개발한 AI 챗봇 '어니봇'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어니봇의 중국 이름은 '원신이옌(文心一言)'이며 출시를 앞두고 베타 서비스를 통해 마지막 점검을 받고 있다. 바이두는 오는 3월부터 어니봇을 바이두 검색 서비스에 포함할 계획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도 바이두 발표 다음 날 챗GPT와 같은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이를 고객 상담 등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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