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열차사고 사망자 43명으로 늘어…역장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

경찰, 과실로 인한 사고에 무게…"관련자 책임 질 것"

철도 시스템 노후화 지적도…"21세기 기준에 못 미쳐"

 

그리스 중부지역에서 발생한 열차 충돌사고 사망자 수가 43명으로 늘어났다. 현지 경찰은 해당 구역 역장 과실로 인한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역장을 체포했으며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 역시 이를 인재(人災)로 규정하며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다.

1일(현지시간) BBC와 미 공영방송 NPR 등에 따르면 이날 그리스 중부 라리사 외곽에서 발생한 열차 충돌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가 43명으로 늘어났다. 그리스 공영방송 ERT는 최대 60여명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부상자 80여명 중 57명이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이중 6명이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특히 이들 중 대부분은 연휴를 즐기고 귀향하던 대학생 등 젊은층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현재 소방 인력 150명과 구급차 40대가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1300도에 달하는 강력한 화재로 수색 및 사망자 신원 확인에 난항을 겪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밤 350명이 타고 있던 아테네에서 북부 테살로니키로 향하는 열차와 테살로니키에서 라리사로 향하는 화물차가 정면 충돌해 일부 객차가 탈선하고 불이 붙었다.

그리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 조사에 착수했으며 라리사 역장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역장이 여객열차 기관사에게 선로 변경을 잘 못 지시해 두 열차가 같은 선로를 달리다 충돌한 것으로 봤다.

라리사 역장은 "기술적 결함이 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이후 "내가 잘못 했을 수도 있다"고 진술했다고 ERT는 전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날 현장을 방문해 이번 사고가 "비극적인 인간 과실"로 발생했다며 "관련자들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철저한 원인 규명을 약속했다.

한편 그리스의 노후화된 철도 시스템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리스 철도 회사 OSE 노조위원장 니코스 치칼라키스는 "단언하기는 이르지만 이번 사고는 최소 두 가지 이상의 요인으로 발생했다"며 인력 부족, 노후화된 시설 등을 거론했다.

실제로 2022년 유럽연합(EU) 철도청 보고서에 따르면 2018~2020년 기준 그리스는 EU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철도 사망률을 기록했다. 로이터는 그리스는 여전히 철로가 하나밖에 없는 단선 구간이 많고 자동 제어 시스템이 없는 지역이 많다고 전했다.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교통장관은 "그리스 철도 시스템은 21세기 기준에 못 미친다"며 "수년간 이를 고치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노력은 이런 비극을 막을 정도로 충분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사임했다.

그리스 정부는 3일간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고 모든 공공건물에 조기를 게양하기로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 세계 각국 지도자들도 애도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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