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찰스3세 '정치개입' 논란…'왜 하필 그때 EU 집행위장 만났나'
- 23-02-28
'내정 불간섭' 불문율 깼다는 비판…야권은 '총리 배후설' 주장
"총리실 조언 따랐다"는 왕실에 총리실 "궁극적으론 국왕의 결정"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협정의 일부인 북아일랜드 협약 관련 새 합의안을 타결하기 위해 영국을 방문한 가운데 찰스3세 영국 국왕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을 접견한 것을 두고 영국 정치권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브렉시트처럼 민감한 국내 정치 이슈에 왕실이 개입했다는 비판이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빗발친 것이다. 왕실과 총리실은 '통상적인 접견'이라고 일축했지만 책임을 두고 엇갈린 해명을 내놓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지에 따르면 이날 찰스3세 국왕은 윈저성에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을 접견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윈저성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북아일랜드 협약 합의안을 담은 '윈저 프레임워크'를 발표한 직후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윈저성 내 길드홀에서 찰스3세 국왕을 예방한 뒤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회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치권은 즉각 반발했다. 찰스3세의 EU 관계자 접견이 자칫 이날 합의안을 지지한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입헌군주제 국가인 영국에서 국왕은 상징적인 존재로 정치적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윈저 프레임워크는 의회 표결로 통과해야 한다.
알린 포스터 전 민주연합당(DUP) 대표가 2021년 10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보수당 전당대회에 들어가고 있다. 2021.10.03.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
◇야권 '정치판에 국왕 끌어들이냐' 맹공…여권서는 '왕실이 나서면 안된다' 지적
알린 포스터 전 민주연합당(DUP)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다우닝가(영국 총리와 재무장관 의미)가 국왕에게 이번처럼 논란이 많은 협상을 마무리하는 데 관여하도록 요청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형편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아일랜드에서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될 것"이라며 이번 회담이 "왕실의 결정이 아니라 귀를 닫고 있는 정부의 결정이란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를 기반으로 탄생한 지역 보수정당으로 영국 본토와의 통합과 영국 왕실 유지를 지지해왔다. 이번 북아일랜드 협정 합의 성패는 민주연합당이 합의안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브렉시트 정국의 열쇠를 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포스터 전 대표는 테레사 메이·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차례로 EU 집행위원회와 브렉시트 협상을 하던 당시 민주연합당을 이끌었다. 발언의 무게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새미 윌슨 민주연합당 하원의원은 EU집행위원장과의 회담 시점이 "국왕을 정치적 문제로 끌고 갈 위험이 있었다"고 지적하며 포스터 전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크리스 브라이언트 노동당 하원의원도 자신의 트위터에 찰스3세 국왕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을 접견했다는 뉴스 속보를 공유한 뒤 "이는 끔찍한 실수"라고 적었다. 이어 "군주제를 정치적 분쟁에 끌어들여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집권여당인 보수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제이콥 리스모그 전 산업·에너지·기술전략부 장관은 이날 GB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왕은 모든 사안이 종료됐을 때만 (정치적 문제에) 관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간 국왕은 의회 절차가 진행될 때는 자신의 견해를 표명하지 않았다"며 "이번 협정도 마찬가지다. 완전한 지지가 있을 때까지 국왕이 관여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 총리실 "협정과 무관" 해명…왕실 "총리실이 조언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왕실과 총리실 모두 수습에 나섰다. 총리실 대변인은 정부가 찰스3세 국왕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회담한 건 '우연의 일치'이며 이번 합의안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회담 내용에 대해서도 총리실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기후변화를 포함한 광범위한 문제들을 논의한 것으로 안다"며 북아일랜드 협정 논의와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둘 간의 회담이 이번 합의안에 대한 왕실의 지지를 표명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총리실 대변인은 "최근 국왕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여러 외국 지도자를 만났는데 이번 회담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며 "어떤 인사를 만날지는 궁극적으로는 왕실과 국왕이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반면 왕실에서는 총리실 조언에 따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을 접견했다는 해명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왕실 내부 관계자는 이 만남이 광범위한 문제들을 논의할 기회를 제공할 거란 정부의 조언에 따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부고] 故김철수장로 부인 김영숙 권사 별세
- 타코마서미사,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 거행한다
- 시애틀 김명주,박희옥 작가 시조신인문학상 수상
- KWA평생교육원, 신규개설 '스마트폰 클래스' 인기 최고(영상)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 27일 토요정기산행
- 시애틀지역 인기 한식당‘스톤’(Stone) 레드몬드본점 이전 신장개업했다
- 한인생활상담소 입주할 건물 공사시작됐다
- 미국서 국내선 3시간, 국제선 6시간 지연되면 자동 환불
- 한국 연예인 홍진경, 이번 주 김치홍보차 시애틀 H-마트온다
- [부고] 강화남 전 워싱턴주 밴쿠버한인회장 별세
- 한국, 40세부터 복수국적 허용 추진
- 한국학교 서북미협의회 개최 학력어휘경시대회서 5명 만점 받아
- 재미한인장학기금 올해 장학생 총 80명으로 확대
- <속보>부인 생매장하려했던 워싱턴주 한인 징역 13년 선고돼(영상)
- KAC, 한인서비스날 맞아 대전정 청소했다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김철훈 목사 소고(小考-1)
- [서북미 좋은 시-오인정] 복수초
- 한국 아이돌그룹, 시애틀 매리너스 경기장서 시구한다
- ‘인기짱’시애틀영사관 국적ㆍ병역설명회 개최…“선착순 접수”
- 시애틀과 대전 자매결연 35년 교류확대 추진한다
- “킹카운티 도서관 공청회에 참석하세요”
시애틀 뉴스
- 워싱턴주 ‘워킹맘’들에게 좋은 곳이다
- 벨뷰도 이젠 안전지대 아니다...할머니 BMW차량 10대들에 빼앗겨
- 시애틀 동물원, 암 걸린 하마 안락사시킨다
- 민주당 텃밭 워싱턴주 제6 연방하원 선거구 3파전 됐다
- “시애틀 다운타운 부두개선 사업에 기업들이 돈 보태는 것이 맞다”
- “민주당이 워싱턴주지사 후보로 퍼거슨만 편든다”
- 시혹스 전 쿼터백 윌슨, 벨뷰 저택 팔렸다
- 벨뷰 경전철 오늘 드디어 개통했다
- 시애틀 4월말인데 날씨 춥고 비내리고
- 워싱턴주로 그리즐리 곰이 돌아온다
- 델타소속 보잉 여객기 이륙 뒤 비상 탈출 미끄럼틀 떨어져
- 시애틀지역 펜타닐 중독 이렇게 심각하다니...아이 3명 과다복용 중태
- 마이크로소프트 예상 뛰어넘는 실적 내놨다
뉴스포커스
- 화장품업계 중국발 악재 끝?…아모레·LG생건, 봄날 오나
- 비정규직 임금, 정규직의 70.9%…개선 추세지만 임금 격차 '여전'
- '채상병 수사외압' 2번 조사받은 유재은…공수처 "구속 계획 아직 없어"
- 尹 먼저 제안한 '여야정 협의체'…이재명 거절한 속내는
- "윤 대통령 식사비·영화비 공개하라"…납세자연맹 2심도 승소
- "대통령경호 부대장, 근무시간 골프 연습·갑질"…대기발령
- "연예인 뺨치는 미모"…3명 연쇄살인 '엄여인' 얼굴 공개
- 서울대병원 셧다운 없다…교수들 대부분 정상 진료
- 김어준 "민희진, 4000억짜리 노예가 어딨냐…천상계 얘기"
- '은퇴 콘서트' 나훈아 "북한 김정은 돼지는 혼자서 다 해…평화, 우리가 강해야"
- 민주 "尹, 이태원특별법 거부…가족 의혹 정리 요구에 답 없었다"
- 의료개혁 '공감' 민생지원금 '거부'…'가족 의혹' 대답 없었다
- 李, 종이 10장 15분 작심 발언…비공개선 85 대 15로 尹 혼자 이야기
- 尹-李 135분 회담, 소통 첫발…구체적 합의는 없었다
- 조선3사, 친환경선박 타고 릴레이 흑자전환…'저가수주 터널' 탈출
- 작년 출국금지 고액체납자 3858명…5.6조는 못 받는 세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