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무슨 공부'…이란 여학생 수백명 '독극물 공격' 당해

여학교 폐쇄 목적 범죄…지난해 말부터 최소 12개교 표적

"탈레반의 여성 교육 금지 영감 받아 저질러" 주장도

 

이란에서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독극물 공격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란에서 히잡 착용 반대 시위가 한창인 가운데 '여학교 폐쇄'를 목적으로 한 범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이란 인터내셔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부터 이란 성지 도시 쿰(Qom)과 수도 테헤란 등 여학교에서 수백건의 독성물질 중독 사건이 신고돼 학생들이 치료받고 있다. 학생들은 호흡기를 통해 독성 물질을 흡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네스 파나히 이란 보건부 차관은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누군가가 모든 학교, 특히 여학교가 폐쇄되기를 원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란 의회 보건위원회 소속 호마윤 사메 나자파바디도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누군가 의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에 영감을 받은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에 의한 공격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테헤란 알자흐라 대학의 이슬람 연구원인 나피세 모라디는 "탈레반의 여학생 교육 금지 조치를 본 쿰의 광신적 집단들이 여학생들을 집에 가두려는 목표로 공격을 감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란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30일 쿰의 한 고등학교에서 18명이 증세를 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2개 여학교에서 최소 200명의 학생과 교사 1명이 메스꺼움, 두통, 기침, 호흡곤란 등 증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지난 14일에는 피해자 학부모들이 쿰시 청사 앞에 모여 사건 원인 규명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모하마드 자파르 몬타제리 검찰총장은 수사를 지시했지만 현재까지 체포된 사람은 없다.

한편 지난해 9월 테헤란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지 도덕 경찰에 체포된 마흐사 아미니(여·22)가 의문사해 히잡 반대 시위가 이란 전역에서 들불처럼 일어났다. 여성들은 시위를 통해 여성 인권 증진과 제도개혁을 요구했는데, 이번 사건은 이런 와중에 발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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