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말에 美 캘리포니아 이례적 겨울폭풍…8만5000여곳 정전피해

폭설로 5번 고속도로 폐쇄…LA 34년만 눈보라 경보

26일부터 다시 눈·비 예보…새크라멘토 시속 80㎞ 강풍

 

온난한 미국 캘리포니아 일대에 겨울 폭풍이 불어 고지대에 눈이 내리고 저지대는 물난리를 겪었다. 고속도로는 폐쇄됐고 일부 항공편이 결항했다. 정전 피해도 속출한 가운데 추가 눈 소식이 예보됐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로스앤젤레스(LA) 일대에는 폭설과 강풍으로 인해 전력선이 끊어지면서 주택과 사업장 8만5000여곳이 정전됐다. 전날에는 미국을 오가는 항공편 370편이 취소됐고 6000편 이상이 지연돼 여행객들의 발을 묶어놨다.

캘리포니아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5번 고속도로는 차량 운행이 잠정 중단됐다. 캘리포니아 교통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5번 고속도로 그레이프바인 협곡 일대 급경사 구간은 폭설로 인해 폐쇄됐으며 LA 남부 구간은 홍수로 인해 폐쇄됐다"고 밝혔다.

캐나다에서 시작된 겨울 폭풍이 지난 23일 미 오리건주를 통과하면서 포틀랜드에는 최대 25㎝에 달하는 눈이 쌓였다고 LA타임스가 전했다. 폭풍은 계속해서 남하해 전날(24일)부터 LA·벤투라·샌버너디노 등에는 보기 드문 싸락눈이 내리기도 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전날 LA 일대 산간지방에 눈보라 경보를 발령했다. 34년 만에 처음이자 LA 역사상 두 번째다. 해발고도 4,500피트(약 1.37㎞) 이상 고지대에는 무려 5피트(약 152㎝)에 달하는 기록적인 눈이 쌓였다. 샌프란시스코의 아침 기온은 13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4도)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아직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A 소방국 대변인은 "한 주택에 나무가 떨어져 구조대원들이 출동했지만, 부상자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또한 수십 건의 경미한 산사태가 일어났지만 "날씨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인명 및 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비와 눈은 이날 오후부터 다시 내린다. 기상청은 이날 LA 일대에 우박과 비, 싸락눈이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다음날에는 시속 80㎞에 달하는 겨울 폭풍이 캘리포니아의 주도 새크라멘토를 강타할 전망이다. 이에 기상청은 다음 달 1일까지 새크라멘토 지역 주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할 것을 경고했다. 인근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이때까지 문을 닫는다.

기상청은 이번 기상이변의 원인으로 북극에서 내려온 거대 저기압을 지목했다. 브라이언 잭슨 기상예보관은 "남부 캘리포니아까지 한파와 폭풍이 불어닥친 건 매우 드문 사례"라고 했다.

한편 눈 구경을 좀처럼 할 수 없었던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야자수 옆에 눈이 쌓이는 이색 풍경을 보며 설레는 마음으로 주말을 맞이했다. LA 인근 라이트우드 산에서 리조트를 운영하는 존 매콜리는 "지금까지 눈이 40㎝나 쌓였다"며 "추가로 5㎝ 정도 온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LA타임스에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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