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검진 후 대사증후군 경고…뱃살 못빼면 성인병 쓰나미
- 23-02-26
뱃살·혈압·혈당·중성지방·콜레스테롤 중 셋 이상 해당
허리 남성 90㎝ 이상, 여성 85㎝ 이상 건강 적신호
요양병원 직원으로 근무하는 김남영(42)씨는 지난해 연말 건강검진을 받고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대사증후군 주의 단계'라는 우편물을 받았다.
90㎝가 넘는 허리둘레와 높은 혈압이 문제였다. 1년 전 받은 검진 결과는 대사증후군이었다. 1년 사이에 몸 상태가 조금 좋아졌지만, 여전히 만성질환에 노출된 상태다.
김씨는 "식욕을 잘 다스리지 못해 뱃살이 늘어난 게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매일 꾸준히 운동하는 것보다 식이조절이 훨씬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26일 질병관리청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대사증후군은 혈압과 공복 혈당, 복부비만(허리둘레), 중성지방, 고밀도 지방 중 세 가지 이상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1~2개 해당하면 대사증후군 주의 단계로 구분한다. 둘 모두 심혈관계 질환 위험인자인 대사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건강 적신호다.
세부적인 진단 기준은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30mmHg(수은주밀리미터) 또는 이완기 혈압이 85mmHg 이상, 공복혈당 100mg/dL 이상, 허리둘레 남성 90㎝ 이상·여성 85㎝ 이상, 중성지방이 150mg/dL(데시리터 당 밀리그램) 이상,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이 남성 40mg/dL 미만·여성은 50mg/dL 미만인 경우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7명은 심근경색과 협심증 등 심장병, 뇌졸중을 포함한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는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다. 특히 대사증후군인 경우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대사증후군이 없는 사람보다 4배가량 높다.
대사증후군은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 허리둘레는 숨을 편안히 내쉰 상태에서 갈비뼈 밑 부분과 골반뼈 윗부분의 중간부위를 너무 압박하지 않고 측정한다. 혈압도 담배를 피우지 않고 카페인도 섭취하지 않은 안정적인 상태에서 2회 이상 측정해 평균값을 매긴다. 혈당과 중성지방 등은 혈액검사로 이뤄진다.
대사증후군은 심혈관계 위험인자가 많을수록 합병증 및 사망률이 치솟는다. 적절한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이 없으면 지방간, 만성 신질환, 여성의 경우 다낭성 난소 증후군 등이 생길 수 있다. 뱃살을 빼지 못하면 성인병에 잇따라 걸릴 수밖에 없다.
뱃살이 늘어나면 고혈압과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모두가 나빠진다. 복부 비만이 만병의 근원으로 불리는 이유다.
식이조절을 포함한 식생활 개선, 꾸준한 운동을 해야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과체중 또는 비만인 경우 6~12개월 동안 5~10% 감량을 목표로 체중을 줄여야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이를테면 체중이 80㎏ 남성이 전체 5%인 4㎏만 줄여도 혈압과 혈당 수치 등을 개선한다.
체중 감량은 현실적인 목표가 중요하다. 1일 섭취 열량을 기존 섭취량에서 500~800키로칼로리(㎉) 줄이도록 노력하되, 밥을 굶는 것은 금물이다. 소식하더라도 세 끼를 먹는 게 좋다. 밥을 먹지 않으면 당장 살은 빠질 수 있어도 요요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동물성 지방과 단순당 섭취를 제한한다. 복합 탄수화물로 채소와 해조류를 먹는 게 좋다. 혈압 관리를 위해서는 싱겁게 먹는다.
등푸른 생선과 저지방 및 무지방 식품, 채소, 과일,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해야 다이어트 효과가 나타난다. 반면 탄산음료와 술, 밀가루 음식, 설탕, 과도한 나트륨, 튀김 등 기름진 음식 등은 피해야 한다. 지나치게 음식을 먹지 않으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다이어트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심뇌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려면 포화지방산 섭취를 총 열량의 7% 이내로 줄이고, 오메가-3 같은 고도불포화지방산으로 대체하는 게 좋다. 빵과 과자, 육류 가공식품에 함유된 트랜스 지방 섭취도 최소화해야 한다.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총콜레스테롤, 저밀도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증가하고 고밀도 콜레스테롤이 감소한다. 탄수화물은 단순당과 복합당으로 나뉘는데, 대사증후군 환자는 흰쌀과 밀가루 같은 단순당 섭취를 줄이는 대신 통곡물을 먹는다.
운동도 필수다.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심뇌혈관계 질환을 예방한다. 앉아서 일하는 사람이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에 비해 제2형 당뇨병과 심장병의 발생률이 30~55% 더 높다. 모든 대사증후군 환자는 치료를 위해 운동이나 신체활동을 늘려야 한다.
중등도 이상 운동은 1주일에 2.5~5시간, 고강도 운동은 1~1.5시간 할 것을 권고한다. 중등도 운동은 주관적 운동강도(자각 강도)를 10점 만점으로 했을 때 5~6점에 해당하는 강도다. 이를테면 빨리 걷기와 자전거 타기, 배드민턴 연습, 수영 연습 등이다.
고강도 운동은 자각 강도가 7~8점이다. 등산과 배드민턴 시합, 조깅, 줄넘기 등이 해당한다. 운동은 몰아서 하는 것보다 시간이 짧더라도 매일 하는 게 효과적이다. 운동을 할 시간이 부족하면 일상생활에서 계단 오르기를 해도 좋다. 운동을 시작한 사람 절반가량은 1년 이내에 중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꾸준한 운동이 중요하다.
금연과 절주도 대사증후군 개선에 꼭 필요하다. 흡연은 동맥경화 및 혈전 생성을 촉진해 심뇌혈관계 질환이 생길 위험을 높인다. 알코올 섭취도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증가시키므로 절주하는 게 중요하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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