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워싱턴주 눈사태 희생된 한인들 신원 공식적으로 밝혀져
- 23-02-23
뉴욕한미산악회 조성태 회장, 이지나, 박윤권씨 목숨 잃어
셰리프국 "등반 리더가 도끼 빙벽 고정 과정서 눈사태 발생"
<속보> 지난 휴일인 19일 워싱턴주 독일마을 인근 콜척 피크에서 눈사태로 사망한 한인들의 신원이 공식적으로 밝혀졌다.
셸란카운티 셰리프국은 22일 "이번 눈사태로 숨진 사람은 코네티컷 성 조(54), 뉴욕 지니 이(60), 뉴저지주 윤 박(66)씨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뉴욕한미산악회 조성태씨와 이지니, 박윤권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사건 경위를 보면 워싱턴주으로 겨울 원정 등정에 나섰던 뉴욕한미산악회 소속 회원 7명은 지난 19일 오후 1시 콜척피크 7,600피트 지점을 오르던 중 갑작스럽게 발생한 눈사태에 휩쓸리면서 산골짜기 500피트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조성태 회장은 숨진 것으로 확인됐지만 접근이 어려워 시신 수숩이 아직 안된 상태며 이지니씨와 박윤권씨는 눈속에 묻혀 실종된 상태이다. 박승찬 전 회장도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함께 등반에 나섰던 나머지 2명은 다행히 눈사태에 휩쓸리지 않았으며, 또 다른 1명은 정상 도전에 나서지 않고 베이스캠프에서 머문 덕분에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사고 직후 박 전 회장과 사고를 당하지 않은 대원들은 즉시 베이스캠프로 하산했으며 눈길이 험해 사고 발생 다음날인 20일 오전 8시께가 돼서야 구조대에 신고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조대 역시 강풍에나 눈사태 등 악천후 탓에 구조 헬기가 뜨지 못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고 조사에 나선 셸란카운티셰리프국은 “사고 발생 당시 등반 선두주자가 빙벽을 오르던 중 얼음 도끼를 빙벽에 고정 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균열이 눈사태가 발생한 원인으로 보여지고 있다”며 “이는 등반자의 책임이 아닌 겨울철 악천후에 빙벽을 오르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연 재해의 원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번 등정에 나섰다가 다리 골절 부상을 입은 박승찬 전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사고가 나기 전까지 등반 과정에서 바람은 불었지만 산을 오르는 데는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베이스 캠프를 떠난 지 4시간 가량이 지난 지점에서 예상치 못한 눈사태가 갑자기 발생했고, 빠른 속도로 무너져 내리는 거대한 눈을 피하지 못한 채 골짜기 낭떠러지로 추락했다.”며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박 전 회장은 이어 “사고가 난 후 즉시 나머지 회원들과 하산해 구조대에 알린 후 조난자들 구조에 나섰으나 날씨 때문에 결국 시신 수습에는 실패했다”면서 “사고현장 지점에서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조 회장과 박윤권씨, 이지니 씨는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뉴욕한미산악회에 따르면 조 회장 등 회원 7명으로 구성된 겨울등정 등반대는 지난 16일 뉴욕에서 시애틀로 출발해 드래곤트레일/콜처크 피크 원정을 한 뒤 20일 다시 뉴욕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사망한 조 회장은 10년 이상의 등반 경력을 가진 베테랑으로 알려졌지만, 박윤권씨와 이지니씨는 경력이 5~6년 정도로 비교적 짧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워싱턴주 시애틀한인산악회 유동혁 회장 등 4명도 뉴욕한미산악회 회원들과 등정에 나섰지만 기상이 너무 좋지 않아 사고 발생 하후 전인 18일 먼저 하산을 하면서 화를 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애틀한인산악회 유동혁 회장은 “저를 포함한 시애틀한인산악회 4명이 뉴욕한미산악회 회원 7명과 지난 17일부터 콜척 등반에 나섰다”며 “사고 전날 강풍이 불고 눈보라가 쳐 시애틀팀은 먼저 하산했다. 하지만 뉴욕팀은 정상 등반을 계속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해발 8705피트인 콜척 피크는 북미의 에베레스트로 불릴 정도로 산악인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하지만 경사도가 50도에 이르고 산세가 험해 안전사고가 빈발한다. 등반에 나섰던 뉴욕한미산악회 회원 모두 콜척 등반은 처음이었다.
뉴욕팀과 등반에 나섰던 시애틀한인산악회 정찬일 등반대장은 “9부 능선까지 다같이 갔는데 눈보라 강풍이 너무 심해 먼저 하산했다. 뉴욕에서 오신 분들이 현지 지형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 가파른 등산로에 쌓인 눈 위에 있다가 그대로 휩쓸린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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